'ML행' 박병호, "스스로 만족할 시즌이 목표"[일문일답]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01.07 11: 33

미네소타 트윈스에 입단한 내야수 박병호(30)가 메이저리그 각오를 밝혔다.
박병호는 7일 홍제동 그랜드힐튼호텔 에메랄드홀에서 열린 미네소타 입단 기자회견에서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치적으로 감히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저도 큰 꿈을 가지고 있고 빨리 적응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할 계획이다. 저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시즌을 보내는 게 올해의 큰 목표"라고 각오를 밝혔다.
박병호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그에게 1285만 달러를 응찰해 독점교섭권을 따낸 미네소타와 지난달 2일 입단 계약을 맺었다. 계약 조건은 옵션 포함 최대 5년 총 1800만 달러다. 옵션은 구단이 행사한다. 박병호는 지명타자나 1루수로 주로 뛸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박병호와의 일문일답.
- 개막전에서 김현수와 맞대결을 하게 됐는데.
▲ 개막전을 볼티모어와 한다고 들어서 김현수와의 만남이 이뤄졌다는 것을 듣고 기분좋게 생각을 했다. 같이 한국에서 뛰다가 메이저리그에서 뛴다는 것도 재미있고, 한편으로는 같은 우리나라 선수로서 자부심을 갖고 경기를 할 수 있어 좋은 대결을 할 것 같다. 구단에서 김현수의 약점을 물어본다면 '없다'고 하겠다.
- 만나고 싶은 투수나 팀이 있나.
▲ 어떤 팀이나 선수를 상대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따로 없고 리그에서 저희 팀이 잘할 수 있도록 빨리 자리잡고 싶은 게 지금 마음이다. 강정호가 커쇼를 상대로 안타를 때려내는 것을 보고 궁금해서 물어보기도 했는데 상대는 안하겠지만 커쇼가 던지는 것은 한 번 보고 싶다.
- 몇 개의 홈런 등 목표치가 있는지.
▲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보다 확실히 뛰어난 리그고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장담하기는 힘들다.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치적으로 감히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저도 큰 꿈을 가지고 있고 빨리 적응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할 계획이다. 저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시즌을 보내는 게 올해의 큰 목표다.
- 조 마우어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 미국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전날 구단에 마우어 선수가 전화해 축하를 해주고 싶다고 했다. 저도 이름을 알고 있는 선수였지만 실제로 만나 보니 체격이 커서 놀랐다. 반갑게 환영을 해줬고 빨리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도 도움이 되겠지만 먼저 나서서 도와주겠다고 해줬다.
- 해외 언론에서 어떤 별명을 얻고 싶은가.
▲ 구단 직원들이 한국 언론을 통해서 들었는지 '박뱅'이라고 부르더라.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닉네임을 불러주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 미네소타 분위기는 어땠나.
▲ 날씨는 한국이랑 비슷했다. 그런데 구단 직원들이 인사를 나눌 때 다들 '여기 날씨 어떻냐'고 하더라. 그만큼 추운 것 같다. 감독님도 '추운 날씨지만 우리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냈다'고 말하는 걸로 봐서 저도 그 날씨에 맞게 준비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 한국의 악플러 고소 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예민한 부분이다. 한 번 만나보고 싶다.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같이 사진이라도 찍어서 홈페이지에 올리면 어떤 이야기를 들을 것 같다. 지인들이 자신을 알아보면 어떨까 생각할 것 같다. 여기까지만 하겠다.
- 구장(타깃 필드)은 어떻게 봤나.
▲ 처음 봤을 때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잠실구장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좌측에서 중앙까지는 잠실구장처럼 곡선이 아니라 직선이라 좌중간 거리가 생각보다 길지 않다고 생각했다. 직접 타격 훈련을 해보면서 거리감을 느껴볼 수 있을 것 같다. 어떻게 장타를 쳐야 하나 했는데 실제로 쳐보면서 장타력을 높이고 싶다.
- 미네소타는 박병호를 계속 지켜봤다고 하는데.
▲ 제가 고등학교 때 미네소타 관계자분이 진출 이야기를 했었는데 LG 트윈스팬이었기 때문에 LG에서 성공하고 싶다고 해서 이야기가 마무리된 적이 있다. 그뒤로 구장에서 인사를 하긴 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 지난해는 빠른 볼 투수를 만나면 밀린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 그전까지 제가 타격 후에 상체를 많이 뒤로 넘겼던 것은 그만큼 볼을 불러들여 칠 공간을 만들고 싶었는데, 그 부분에서 강한 투수를 만나면 밀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난 캠프 때부터 연습을 해서 지난 시즌에는 상체가 넘겨지는 부분이 적었다. 잘 준비가 된 것 같고 메이저리그를 준비해서라기 보다는 빠른 볼 투수들을 대응하고 싶었다.
- 현재의 타격 폼은 유지할 생각인가.
▲ 저의 100% 힘을 낼 수 있는 스윙을 미국에서도 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강정호 선수가 '폼 바꾸지 말고 일단 와서 뛰어라. 한 달 만 뛰어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저도 가서 적응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 지명타자 가능성이 높은데.
▲ 개인적으로는 수비와 타격을 병행했기 때문에 그런 점이 편하지만 팀에는 마우어가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맞게 준비를 하겠다.
- 영어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들었는데 현지에서의 각오는.
▲ 김하성 선수가 전 호텔에 들어오면 영어 공부를 했다고 하더라. 많이 한 것은 아니고 어렸을 때부터 영어 공부를 좋아했다. 잘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미국에서도 어느 정도는 알아듣겠더라. 통역이 있으니까 말은 못했다. 앞으로도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가서도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 향후 몇 년 안에는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하겠다.
- 한국인 메이저리거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
▲ 저도 처음 도전하는 것이고 현재로서는 추신수 선배가 저희를 반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만났을 때 더 많은 한국인 선수들이 미국에 와서 활약하고 그런 자부심을 갖고 싶다고 하셨다. 올해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많이 진출하는 것은 그만큼 발전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하고 싶다. 더 많은 선수들이 앞으로도 꿈을 가지고 도전하기를 바란다.
- 어떤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은가.
▲ 많은 분들이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저도 박찬호 선수 경기를 보면서 그랬듯 팬분들이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면서 하루를 기분좋게 시작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계약 조건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가 많은데.
▲ 계약 전 출국할 때 언론에 나오는 것보다 금액이 적다고 이야기를 하고 갔다. 포스팅이라는 것 자체가 선수에게는 불리한 것도 사실이고, 제가 계약 기간을 며칠 앞두고 계약해 더욱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 하지만 에이전트와 충분한 이야기를 했고 하루 빨리 계약해서 기분 상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 선수 생활 마무리는 어디에서 하고 싶나.
▲ 지금의 마음으로는 미국에서 성공해서 좋은 모습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미국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저 스스로도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면 다시 돌아와야 할 팀은 넥센 히어로즈다. 다시 돌아와 마무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 넥센의 가족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 일단 제가 FA 신분이 아닌 포스팅 자격으로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구단의 동의가 필요했기 때문에 대표팀과 부사장님, 프런트들의 도움이 컸다. 가장 중요한 것은 2011년도에 넥센에 트레이드됐을 때부터 저의 미래 꿈을 정해주셨다. 제가 꿈을 잃지 않게 도와주셨다. 만났던 감독님들과 코치님들도 저의 야구에 대한 열정을 끌어들여 주셔서 감사하다. 함께 했던 선수들도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팀에 빨리 스며들어서 동료가 됐다. 선수들이 많이 챙겨주고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줬다. 이 자리를 빌어 넥센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전한다. /autumnbb@osen.co.kr
[사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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