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4번타자, 이대호-박병호 이을 후보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1.07 13: 30

이대호-박병호, 차례로 해외진출
토종 4번 최고 경쟁 흥미진진
KBO 리그를 대표하던 4번 타자가 차례로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이대호(34)와 박병호(30)의 뒤를 이을 최고의 토종 4번 타자 자존심 경쟁도 불을 뿜을 전망이다.

2000년대 이후 여러 선수들이 돌아가며 차지하던 토종 최고 4번 타이틀을 깔끔하게 정리한 첫 선수는 이대호였다. 최고 4번을 놓고 다투던 이대호는 2010년 KBO 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127경기에서 타율 3할6푼4리, 44홈런, 133타점을 기록하는 등 타율·홈런·최다안타·타점·득점·출루율·장타율까지 총 7개 부분을 휩쓸며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에 오르며 왕위에 올라섰다.
그런 이대호가 2011년을 끝으로 일본 무대에 진출했다. 다시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의외로 새로운 왕자가 빨리 탄생했다. 혜성처럼 떠오른 박병호였다. 2011년 넥센으로 트레이드되며 선수 생활의 전기를 마련한 박병호는 2012년 31개의 홈런으로 첫 홈런왕에 오른 것을 비롯, 2013년 37홈런, 2014년 52홈런, 2015년 53홈런을 차례로 기록하며 KBO 리그 역사상 첫 4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4년 연속 100타점 이상을 기록하며 범접하기 어려운 성적을 냈다.
그런 박병호도 올해부터는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고 MLB에서 뛴다. 때문에 박병호의 뒤를 이어 4번 계보를 평정하는 선수가 나올지도 관심거리다. 다시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지만 선수들에게는 자신의 이름을 떨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지난해 4번 타순 성적만 놓고 보면 최형우(삼성)와 김태균(한화)이 토종 최고 4번의 가장 유력하 주인공이다. 최형우는 지난해 4번 타순에서 타율 3할1푼8리, 33홈런, 123타점을 기록하며 타순별 홈런 순위에서 박병호, 에릭 테임즈(NC)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올해가 끝나면 FA 자격을 취득하는 만큼 동기부여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장타력은 이미 검증이 된 만큼 지난해 홈런 개수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이대호와 함께 최고 토종 4번을 다퉜던 김태균도 유력한 후보다. 김태균은 지난해 4번 타순에서 타율 3할2푼1리, 19홈런, 93타점을 기록하며 박병호 최형우와 함께 4번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타자 중 하나였다. 타격 기술의 안정성 측면에서는 국내 최고 중 하나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2008년 이후 30홈런을 치지 못했지만 언제든지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힘도 갖추고 있다. 정확도에는 최정상급인 만큼 홈런 개수만 늘어나면 타이틀 전망이 밝아진다.
팀 타순에 따른 변동 가능성도 있지만 다크호스들도 있다. 지난해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낸 최준석이 대표적인 선수다. 최준석은 지난해 144경기에 모두 나서 타율 3할6리, 31홈런, 109타점을 기록하며 롯데 중심타선의 핵심 몫을 해냈다. 지난해 성적만 놓고 보면 최형우나 김태균에 비해 크게 밀리지 않는다. 한 단계 더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최고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SK의 4번 타자로 낙점될 가능성이 높은 정의윤도 지켜봐야 할 선수다. 정의윤은 지난해 7월 SK로 이적한 후에만 14개의 홈런을 쳤다. 7월 이적생 역대 두 번째 기록이었다. 심리적인 부담을 완전히 털어낸 만큼 가능성을 떨칠 일만 남았다. 지난해 악몽 같은 한 해를 보냈던 나지완(KIA)도 FA 자격 행사를 앞둔 만큼 반등 가능성은 충분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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