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임창용, 은퇴-현역 갈림길 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1.08 06: 28

8일 KBO 상벌위원회 개최, 징계수위 결정
중징계 가능성, 처분 따라 거취 결정될 듯
해외원정도박 혐의로 법적 처분이 확정된 임창용(40)이 첫 번째 갈림길에 선다. KBO(한국야구위원회)의 상벌위원회가 8일 열려 임창용의 징계를 논의한다. 징계 수위에 따라 앞으로 임창용의 앞에 놓일 경우의 수는 상당 부분 바뀔 수도 있다.

KBO는 8일 오전 상벌위원회를 열어 임창용에 대한 징계를 확정짓는다. 임창용은 마카오에서 원정도박을 한 혐의로 최근 검찰로부터 7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으로 뽑힌 ‘불구속 기소’로는 이어지지 않은 만큼 구제의 길이 생겼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임창용은 검찰의 처분을 받은 뒤 즉시 팬과 관계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히며 고개를 숙였다. 은퇴 등 다른 극단적인 이야기는 없었다. 현역 연장의 뜻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8일 상벌위원회는 법적인 처분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 KBO가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임창용의 향후 거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중징계가 떨어질 경우 임창용의 나이, 그리고 이미지를 고려했을 때 은퇴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야구를 계속 하려면 KBO와 협약을 맺지 않은 다른 리그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가벼운 징계가 나올 경우는 현역 연장에 대한 실낱 같은 희망이 생긴다.
KBO도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한 내부 관계자는 “임창용이 불구속 기소되는 등 좀 더 무거운 벌을 받았다면 KBO도 큰 고민을 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약식명령 선에서 그치면서 고민이 커졌다”라고 지적했다. 여론은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황이지만 지금까지 사례와의 형평성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지점을 상벌위원회 최고의 쟁점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와 비슷한 사건은 2008년 12월에 있었다. 당시 몇몇 선수들이 인터넷 불법 도박을 한 혐의로 검찰의 약식기소 처분을 받고 벌금을 냈다. 검찰과 법원이 지금과 비슷한 사법적 잣대를 들이댄 셈이다. 당시 KBO는 두 선수에게 5경기 출전 정지와 제재금 200만 원의 징계를 내렸다. 시간이 꽤 흘렀다는 점, 사안의 중대성 등에서 당시보다 큰 징계가 내려질 것은 확실하지만 형평성을 고려한다면 임창용에 대한 징계도 이 범위에서 아주 크게 무거워질 수는 없다. '영구제명' 등 극단적인 중징계가 내려지지는 않을 것으로 추측하는 이들의 근거다.
다만 최근 KBO가 ‘클린베이스볼 캠페인’을 주창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음주·경기조작·약물 등 다른 사안에 있어서도 점차 징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중징계가 나올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 지금까지의 징계가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주기에는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다. 임창용이 KBO 자정의지의 ‘시범 케이스’로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KBO로서도 향후 징계의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이번 상벌위원회를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현재 임창용은 삼성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무적 신분’이다. 출장정지 관련 징계가 있다면 복귀 후부터 적용된다. 때문에 긴 출장정지 처분이 떨어질 경우는 사실상 데려갈 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구단 이미지에 해가 되는 선수를 무작정 기다려줄 수는 없는 까닭이다. 한편 임창용의 징계는 비슷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성환 안지만의 향후 거취에도 영향을 줄 공산이 매우 높다. KBO의 발표에 8일 하루가 떠들썩할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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