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러데이, "클레멘스, 명예의 전당 결사 반대"
클레멘스, "할러데이도 암페타민 복용" 맞불
한 시대를 대표했던 투수이자, 잠시 동안 팀 동료이기도 했던 로저 클레멘스(54)와 로이 할러데이(39) 사이에 설전이 붙었다. 할러데이의 독설에 클레멘스는 할러데이의 암페타민 복용 사실을 주장하며 신경전이 거세졌다.

클레멘스는 7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명예의 전당 투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클레멘스는 올해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45.2%의 지지율을 얻었다. 통과 기준은 75%에는 훨씬 미치지 못했지만 피투표권 자격을 얻은 후 처음으로 40%를 넘기며 향후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적만 놓고 보면 당연히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야 할 클레멘스지만 금지약물 복용 혐의가 끝내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클레멘스는 비교적 담담한 심정을 드러냈다. 클레멘스는 “명예의 전당에 관련된 이야기는 미디어의 몇몇 내 친구들로부터 질문을 받아 이야기했다”라며 더 이상의 생각은 밝히지 않으면서 “나에게 투표를 해준 이들에게 감사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앞으로 이 주제(명예의 전당)와는 거리를 둘 생각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성명서 마지막에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바로 할러데이의 ‘비판’에 대한 이야기였다.
클레멘스는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낙심할 만한 이야기를 들었다. 전 토론토 소속 투수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바로 할러데이의 비판을 겨냥한 것이었다. 할러데이는 7일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 자신의 트위를 통해 클레멘스, 그리고 또 하나의 약물 파동자인 배리 본즈를 겨냥했다. 할러데이는 “명예의 전당은 더 높은 도덕적 기준을 가져야 한다. 클레멘스도 안 되고, 본즈도 안 된다”라고 직설적인 트윗을 남겼다.
이에 클레멘스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클레멘스는 할러데이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쓰지는 않았으나 “그는 체력코치를 통해 암페타민을 복용했다는 사실을 들었다. 앞으로 사실이 아닌 사안을 트위터에 올릴 때는 좀 더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폭로(?)했다. 집중력을 더 강하게 해주는 물질로 알려진 암페타민은 1990년대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됐으나 그 부작용 탓에 2005년 금지약물로 지정됐다.
클레멘스는 할러데이가 암페타민을 언제 복용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2005년 이전이었다면 넘어갈 수 있는 문제지만 그 후라면 몰래 금지약물을 복용한 셈이 돼 큰 파장이 일 수 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1998년 토론토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클레멘스는 이미 네 차례나 사이영상을 수상한 대투수였고, 할러데이는 1998년 토론토에서 MLB 무대에 데뷔한 인연이 있다. 클레멘스는 1999년 뉴욕 양키스로 떠났다.
클레멘스는 1984년부터 2007년까지 MLB 통산 709경기(선발 707경기)에서 354승184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한 대투수였다. 아메리칸리그에서 6번, 내셔널리그에서 1번 등 총 7번이나 사이영상을 획득했다. 할러데이 또한 2013년 은퇴할 때까지 통산 416경기(선발 390경기)에서 203승105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며 양대리그에서 모두 사이영상을 수상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두 특급투수가 명예의 전당, 그리고 금지약물을 두고 벌이는 설전에 현지도 큰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