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영어'팀에, NC는 '한글'팀에 천적
2016년 스토브리그, 천적관계 해소 계기될까
2015년 삼성과 NC가 정규시즌 1위와 2위를 차지한데는 천적은 확실히 잡고 가는 전략이 주효한 덕분이다. 삼성은 나머지 9개 구단 상대전적 중 한화(6승 10패)한테만 뒤졌을 뿐 나머지는 모두 우위를 점했다. NC는 삼성(5승 11패), LG(5승 10패 1무)만 승률 5할 이하를 기록했을 뿐이다.

반대로 각 팀의 천적을 꼽아보자. 삼성은 한화에만 약한 모습을 보였고, NC는 삼성만 만나면 힘을 못 썼다. 두산은 삼성(5승 11패)에 가장 약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만나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차지해 한을 풀었다.
넥센이 NC만 만나면 힘을 못 쓴건 유명한 이야기다. 3승 13패, 심하다 싶을 정도로 NC에 약한 모습을 노출했다. SK는 두산(5승 11패)에 약했고, 한화는 NC(5승 11패)에 고전했다. KIA는 넥센(4승 12패)전 승률이 가장 좋지 않았다.
롯데 역시 NC전(5승 11패) 성적이 가장 나빴고, LG는 삼성과 SK(5승 11패)에 모두 약했다. 끝으로 kt는 상대전적 우위를 점한 팀은 없고 LG와 동률(8승 8패)을 이뤘을 뿐이지만, 특히 삼성(3승 13패)에 약했다.
10개 구단의 천적을 꼽아 본다면 삼성이 4개 팀, NC가 3개 팀에 걸린다. 정규시즌 삼성에 약했던 두산이 마지막에는 웃었으니 현실적으로는 삼성이 천적인 팀 3개(NC, LG, kt), NC가 천적인 팀 3개(넥센, 한화, 롯데)씩 있는 셈이다. 구단명이 영문인 팀은 삼성에 약했고, 한글인 팀은 NC에 약했다는 점이 재미있다.
과연 삼성에 당했던 팀들, 그리고 NC에 당했던 팀들은 설욕에 성공할 수 있을까. 당장 NC는 내년 삼성전에 강해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삼성에 밀려 정규시즌 우승을 놓쳤던 NC는 FA로 박석민을 영입했다. 포지션 약점을 채운 것과 동시에, 삼성 전력을 약화시키는 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
LG와 kt는 어떨까. 박석민과 나바로 공백을 크게 느낄 삼성이다. 박석민의 작년 LG전 성적은 타율 3할3푼9리 6홈런 18타점, 나바로는 3할1푼1리 5홈런 13타점이었다. 둘 다 시즌 타율보다 LG전 타율이 높았다. 다만 kt전은 조금 다른데, 박석민은 작년 kt전 타율 2할7푼3리에 홈런 없이 8타점으로 다소 약했다. 대신 나바로는 타율 3할5푼6리에 6홈런 23타점으로 무척 강했다.
2015년 NC에 당했던 팀들은 어떨까. 일단 넥센의 2015년은 NC전 성적 때문에 흔들렸다고 봐도 무방하다. NC의 전력은 강해진 반면 넥센은 전력약화를 피할 수 없다. NC전 타율 3할을 넘는 두 타자, 박병호와 유한준이 빠진 건 뼈아프다. 그나마 밴헤켄은 NC전 1경기 평균자책점 7.20으로 약했었다.
대신 한화와 롯데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전력보강을 착실하게 한 두 팀이다. 둘 다 마운드를 보강했는데, 롯데의 NC전 평균자책점은 5.02였고 한화는 6.44였다. 롯데는 시즌 평균자책점(5.07)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한화는 시즌 평균자책점(5.11)보다 훨씬 높았다. 이번 스토브리그 보강이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된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