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외인 알렉산더, 절실한 우리카드와 찰떡궁합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1.08 05: 57

V-리그 데뷔전 30득점 폭발로 팀 9연패 탈출
화려함보다 절실함, 좋은 인성은 이미 합격점
 알렉산드르 부츠(28, 우리카드 한새)가 우리카드에 새 바람을 몰고올까.

알렉산더는 지난 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4라운드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30득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은 40.90%로 높지는 않았으나 4세트를 제외하면 대체로 준수한 활약을 했다. 9연패 중이던 팀이 자신의 활약으로 연패를 끊었으니 그것이 가장 고무적인 일이었다.
러시아 출신인 그는 이미 V-리그에서 뛰고 있는 파벨 모로즈(대한항공)도 알고 있다. "모로즈가 한국에 온다는 것은 러시아 선수들이 모두 알고 있었다. 배구선수들 사이에서 소문이 빨리 퍼졌다. 사석에서 만날 정도로 친하지는 않은데 알고 있는 선수다"라는 것이 알렉산더의 설명이다.
하지만 외향적이고 자기 표현이 강한 모로즈와 달리 알렉산더는 겸손하고 조용한 면이 더 크게 드러난다. 김상우 감독은 알렉산더의 활약에 "팀이 이겼으니 80점 이상을 줘야 할 것 같다"고 했는데, 알렉산더는 이를 듣고서도 "내 점수는 65~70점이다"라며 겸손한 반응을 나타냈다.
V-리그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알렉산더는 첫 경기를 뛴 뒤 리그의 인상에 관한 질문에 "좋다. 중계 시스템도 잘 되어 있고, 시끄러워서 좋았다"라고 이야기했다. 러시아 2부리그에서 뛰어 상대적으로 관중들의 함성이 익숙하지 않을 법도 한 알렉산더에게는 생소하지만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기량은 다른 팀의 특급 외국인 선수에 비해 부족하겠지만, 하고자 하는 의욕이 김상우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알렉산더 말고도 후보군은 있었다. 하지만 오른쪽 공격수가 필요했고, 여기(한국)서 해보려는 의지가 강했다. 다른 선수를 원했으면 합류가 더 늦어지기에 알렉산더와 함께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그를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센터 김광국의 생각도 비슷하다. "처음부터 의욕이 대단했던 것 같다. 자기는 2부리그에서 왔지만 1부리그에서 뛰던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 한 번 (승부를) 해보고 싶다고 한 것이 국내 선수들에게도 전해졌다"며 그는 알렉산더의 열정을 칭찬했다.
한국 적응에 대한 생각도 적극적이다. 김 감독은 "외국인 선수 특유의 프라이드를 내세우지 않는다. 한국 음식도 먹으려고 애 쓴다. 인성이 좋다"는 말로 알렉산더의 자세를 높게 평가했다. 화려하지 않지만 성실하고 절실하다. 배 고픈 외인 알렉산더가 더 많은 승리를 절실히 원하는 우리카드와 함께 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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