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방지 규정 생기는 것은 찬성
모호한 판정 범위, 습관에 의한 기술적 어려움도
주자와 포수의 충돌로 인한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새로운 조항이 신설됐다. 현장 반응은 어떨까.

KBO는 지난 5일 서울 도곡동 KBO 회의실에서 규칙위원회를 열고 공식 야구규칙 및 KBO리그 규정 관련 사항을 심의했다. 이날 심의된 개정 사항 가운데 홈 충돌에 관한 규정도 있었으며, 이는 다가올 시범경기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신설된 7.13(a) 조항에 의하면 득점을 시도하는 주자는 포수(혹은 홈을 수비하는 다른 선수)와 접촉할 목적으로 홈을 향한 자신의 직선 주로에서 이탈할 수 없고, 충돌을 시도할 수 없다. 만약 심판의 판단으로 득점을 시도하던 주자가 그러한 방식으로 포수(혹은 다른 선수)와 접촉을 시도하는 경우, 심판은 주자(홈 커버 선수의 포구 여부와 관계 없이)에게 아웃을 선언한다.
또한 이러한 상황이 있을 경우 심판은 볼데드를 선언하며, 다른 주자들은 충돌 시점에 자신이 마지막으로 터치했던 베이스로 복귀해야 한다. 만약 주자가 적절한 방식으로 슬라이딩해 홈에 들어오는 경우, 해당 주자는 규칙 7.13을 위반했다고 판정되지 않는다.
예외도 있다. 주자가 홈으로 쇄도할 때 포수와 접촉이 있기 전 주자 엉덩이나 다리가 먼저 그라운드에 닿으면 해당 슬라이딩은 적절한 것으로 간주한다. 또한 포수가 공을 받기 위해 주자 주로를 막는다면 심판 판단 하에 규정 위반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충돌로 인한 불필요한 부상을 막겠다는 취지는 누구나 동의할 일이다. 포수 출신인 김태형 감독(두산 베어스) 역시 "선수를 보호하는 룰이 생기는 것은 찬성이다"라는 말로 우선 선수 부상 방지를 위한 규정이 새로 생기는 것은 환영했다.
하지만 "포수들이 어느 선까지 피하고 어떤 상황에 태그할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이제 포수도 블로킹을 하면 안 되기에 몸은 빠진 상태에서) 팔만 태그하기 어렵고, 스텝이 동반돼야 하기 때문에 (습관이 들어 있어서) 금방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술적인 어려움, 그리고 모호한 기준에 대한 우려를 빼놓지 않았다.
이어 "포수도 태그할 수 있는 기준점이 없어지고, 습관적으로 다리가 들어가게 된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 하는 것은 좋지만, 포수들이 어디까지 태그할 수 있는지 (범위가) 확실히 정해지지 않아서 (감독으로서) 어필을 하게 되더라도 어떻게 할지는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상황에 따라 다르고, 선수 위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어느 범위까지는 되고 어디부터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규정으로 정하는 것은 어렵다. 초기에는 현장에서도 많은 혼란이 예상된다. 우선 처음 적용되는 시범경기에서 판례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두는 것이 큰 혼란을 막을 가장 현실적인 대비책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