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시즌 팀 전체적 변화 추구
과감한 주루플레이·젊은 마무리투수 앞세워 새로운 팀컬러 계획
부임 3년차를 맞이하는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이 2016년 슬로건을 ‘CHANGE'로 정했다.

양 감독은 지난달 31일 2016년을 하루 앞두고 “단순히 ‘변화’라고 하면 의미가 퇴색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보다 분명하고 포괄적인 ‘CHANGE’를 택했다. 2016시즌에는 분명히 팀 컬러 등 전체적으로 변화가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부임 1년차였던 2014년과 2년차였던 2015년, 양 감독은 극명하게 대조되는 결과를 냈다. 2014년 5월 LG 사령탑을 맡아 최하위로 표류했던 LG를 빠르게 재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한때 5할 승률에 ‘-16’까지 떨어졌던 것을 극복하고 4위로 시즌을 마쳤다.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서도 상위팀을 잡으며 기적을 이뤘다.
반면 부임 2년차였던 2015년은 실망으로 가득했다.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기대와 함께 시즌을 맞이했지만, 양 감독이 짜놓은 계획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다. 주축 선수들은 부진과 부상에 시달렸고, 장점이라 여겨졌던 투수교체 타이밍도 어긋나곤 했다. 공격력은 타점·홈런 부문에서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결국 LG는 시즌 내내 9위에 머물며 팀 창단 최악의 성적을 내고 말았다.
지난해 실패를 통해 양 감독은 여러 부분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양 감독은 “팀 컬러부터 새롭게 입혀야 한다. 부족한 득점력을 뛰는 야구로 극복해보겠다”면서 “뛰는 야구를 지향하지만, 그렇다고 한 선수에게 40, 50 도루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전체적인 경기 운영에 있어서 활발하다는 느낌이 드는 야구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양 감독은 2015시즌 후반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 일찍이 2016시즌을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소 무리한 도루시도와 히트 앤드 런 같은 작전도 꾸준히 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양 감독은 “2015시즌 중반부터 선수들이 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지우게 만들려고 의도했다. 도루와 작전을 꾸준히 걸었고, 실패해도 절대 나무라지 않았다.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고, 계속 시도하게 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2016시즌에는 우리 선수들이 더 과감해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2015시즌 막바지 실패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허무하게 아웃카운트가 쌓여갔지만, 야수진에서 서상우 안익훈 장준원, 투수진에서 이승현 최동환 김지용 등 주로 2군에서 뛰었던 이들이 가능성을 증명했다. 양 감독은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임찬규 최성훈 이천웅 정주현 강승호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젊은 선수들의 활약을 통해, 팀 컬러의 변화도 함께 꾀하고 있는 것이다.
양 감독은 “팀이 많이 젊어진 만큼, 젊은 선수들의 과감함이 경기에서 발휘되도록 2016시즌을 만들 것이다”며 “주루플레이에 있어서는 유지현 코치와 한혁수 코치가 그동안 준비를 많이 시켰다. 마무리캠프에서 이전보다 세밀한 주루플레이 기술을 가르쳤다. 주루 쪽은 스프링캠프에서도 집중적으로 보완을 시킬 것이다. 2016시즌에는 성공률을 많이 높여보겠다”고 이야기했다.
야수진에서 포수 정상호와 외야수 임훈이 새롭게 주전으로 올라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서상우 안익훈 이천웅 정주현 강승호 등도 주전 경쟁에 도전장을 던진다. 투수진 또한 불펜진에서 변화를 예고했다. 불펜진의 핵인 마무리투수 자리를 놓고 정찬헌과 임정우가 경쟁을 벌인다.
양 감독은 “정찬헌과 임정우 둘 중 한 명이 맡는 것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구위도 그렇고,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모습을 봤을 때 둘이 (마무리투수로) 가장 적합하다고 본다. 찬헌이와 정우 모두 젊기 때문에 둘 중 한 명이 마무리투수로 자리 잡으면 향후 5년에서 7년까지 마무리투수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까지 봐야 결정이 나겠지만, 둘 중 한 명이 잘 해낼 것이라 본다”고 기대했다.
LG는 2000년대 초반 세대교체를 이루지 못해 어느 팀보다 참담한 암흑기를 보냈다. 구단 전체적으로 명확한 계획을 세우지 못하면서 번번이 선수육성에 실패, 10년 동안 악몽에 시달렸다. 다시 한 번 세대교체시기를 맞이한 LG가 이번에는 확실한 청사진을 그릴지 주목된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