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난' 임창용(39)은 마지막 행선지를 찾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는 8일 오전 서울 도곡동 KBO 회관에서 회의를 갖고 해외 원정 도박으로 프로야구 선수의 품위를 손상시켰다는 이유로 전 삼성투수 임창용와 전 한신투수 오승환에게 시즌 50%에 해당하는 72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내렸다.
중징계이지만 임창용은 은퇴 위기는 모면했다.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입단을 추진하고 있어 이번 상벌위에 앞서 임창용의 거취에 관심이 쏠렸다. 임창용은 현재 무적 신분이기 때문에 새로운 팀을 찾는다면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그래서 임창용이 새로운 팀을 만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방수 수요는 분명히 있다. 몇몇 팀이 새로운 소방수를 만들어야 한다. 임창용은 한일 통산 360세이브(한국 232세이브, 일본 128세이브)를 거두었고 작년까지 삼성의 주전 소방수였다. 화려한 실적에 무적 신분이니 필요한 구단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미지 때문에 임창용에게 손을 내미는 구단이 나올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시즌의 절반인 72경기 출장정지도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임창용의 행선지로 고향팀 KIA 타이거즈가 거론되고 있다. 이미 임창용의 거취 문제를 놓고 KIA 구단 홈페이지 커뮤니티에서는 팬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이어져왔다. 임창용을 데려오자면서 영입릴레이를 펼치는 쪽이 있는 반면 이미지 실추를 들어 반대 의견들도 만만치 않다.
임창용은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싶어한다. 평소 고향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짓고 싶은 의지를 보였다. 그래서 고향팀에서 명예를 회복하고 옷을 벗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KIA도 현실적으로 윤석민이 선발투수로 복귀하면서 소방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타 구단의 반응을 보더라도 KIA 말고는 임창용이 기댈 언덕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KIA 역시 이미지 때문에 선뜻 받기가 어렵다. 일회성이지만 도박으로 프로선수의 품위를 손상시킨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은퇴시키기에는 가혹하다는 의견도 있어 KIA 구단은 더욱 신중할 수 밖에 없다. 72경기 출전이 어려운데다 만 40살이 되는 나이까지 감안해야 한다.
구단 관계자는 "고향팀이라 (팬들 사이에) 말이 나오는 것 같은데 구단내부에서 임창용에 대해 이야기가 나온 것은 없다"고 밝혔다. 향후 내부적으로 논의를 거치겠지만 결국 팬심과 여론의 추이에 따라 영입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팬들에게 거론되는 배경에는 가난할 때 팔려간 임창용에 대한 향수가 작용하고 있다. 진흥고 출신으로 입단 3년째인 1997년 약관의 싱싱한 소방수로 등장해 14승8패26세이브를 거두며 우승을 이끌었다. 1998년에는 8승7패34세이브를 거두고 구원 1위에 올랐다. 그러나 IMF 회오리에 구단재정이 휘청거리면서 1998시즌을 끝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삼성은 트레이드 댓가로 양준혁, 곽채진, 황두성과 현금 20억 원(발표는 10억 원)을 건넸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