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징계 확정, 구단들은 영입에 난색
미국-일본 등 해외진출 가능, 현실적 대안
해외원정 불법도박 혐의로 최근 7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임창용(40)과 오승환(34)의 KBO 징계가 확정됐다. 현실적인 여건상 해외 진출이 현역 생활 연장을 위한 유일한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KBO(총재 구본능)는 8일 오전 야구회관 5층 회의실에서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도박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임창용과 오승환에 대한 징계를 논의해 확정했다. KBO는 “심의 결과 KBO 규약 제151조 3항에 의거 두 선수에게 KBO 리그 복귀 후 총 경기수의 50% 출장 정지의 제재를 부과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소속팀 삼성에는 선수단 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1000만 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두 선수는 최근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수사를 받았으며 벌금 700만 원의 약식 명령을 받았다. 이에 KBO도 8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두 선수의 징계를 확정했다. 오승환은 현재 KBO 리그 소속 선수가 아니지만 추후 복귀 가능성을 고려해 같이 징계를 내렸다는 것이 KBO의 설명이다.
‘영구제명’과 같은 극단적인 징계는 피했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이는 각 구단들의 운신폭을 좁게 하고 있다. 지난해 구원왕에 오른 임창용의 경우는 여전히 KBO 리그에서 통할 만한 기량을 가지고 있어 각 구단들의 구미를 당기게 할 수 있다. 그러나 구단 이미지상 선뜻 나설 팀은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OSEN 취재 결과 10개 구단 관계자들은 모두 이미지 부담을 들어 현 시점에서는 영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명과 같은 자격정지 중징계로는 이어지지 않아 해외에서 뛸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 출전 정지 처분은 KBO 리그 내에서만 유효하며, 이 또한 복귀 조건부다. KBO와 협정을 맺고 있는 미국이나 일본 팀과도 계약은 가능하다.
때문에 임창용의 경우는 은퇴가 아닌 이상 현실적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 임창용은 일본과 미국을 모두 거친 경험이 있다. 많은 나이를 고려하면 이도 쉽지 않은 길이다. 한편으로는 일본도 도박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점, 미국에서는 임창용에게 마이너리그 계약을 줄 팀조차 마땅치 않다는 점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계약 눈높이를 확 낮춘다면 부를 팀이 있을지도 모른다. 혹은 대만이나 호주 등 ‘제3리그’ 진출도 하나의 시나리오다.
오승환의 경우는 이미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사법적 처분이 크지는 않았던 만큼 몸을 만들며 틈새시장을 찾는다는 전략으로 알려졌다. 한국으로 돌아온다면 삼성으로 와야 하는데 삼성 또한 그런 부담을 안고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역시 국내 복귀 가능성은 떨어진다. 이처럼 KBO 리그를 대표했던 철벽 마무리들의 앞길에는 선택지가 많지 않은 분위기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