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이케빈, 최고 152km 강속구 투수
삼성 위기론 속에 새로운 희망 급부상
"삼성의 희망이 되고 싶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실패를 전후로 삼성은 우울한 나날의 연속이다. 한국시리즈 직전 터진 도박 스캔들로 통합우승 5연패에 실패했고, 임창용은 결국 방출 처리됐다. 박석민은 FA가 돼 NC로 이적했고, 야마이코 나바로는 재계약을 포기했다. 윤성환과 안지만의 수사는 결론이 나지 않은 채 시간만 간다.
새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삼성으로서는 계속된 악재로 곤경에 처한 상황. 그래도 야구는 계속 해야 하고, 희망의 새싹도 곳곳에서 자라나고 있다. 특히 마운드에서는 2016년 신인 우완 투수 이케빈(25)이 새로운 희망으로 데뷔를 기다리고 있다.
재미교포 출신 이케빈은 지난 2014년 7월 한국을 찾았다.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루지 못하자 한국을 노크했다.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에 입단했지만, 팀이 얼마 가지 않아 해체되고 말았다. 하지만 2015년 창단한 독립야구단 연천 미라클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고, 2016년 2차 신인지명에서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삼성의 지명을 받으며 KBO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이케빈은 185cm 89kg 건장한 체격조건에서 150km대 강속구를 뿌리는 우완 정통파. 지난해 9월 삼성의 2군 전용훈련장인 경산볼파크에 합류, 11월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까지 소화했다. 이케빈은 "현재 몸 상태는 좋다. 괌 스프링캠프에 가서 바로 피칭에 들어갈 수 있는 몸을 만들고 있다"고 자신했다.
지난해 가을 삼성 입단 후 연습경기에서는 최고 152km 강속구를 찍었다. 평균 147~148km를 던진다. 그는 "나는 가을에 볼 스피드가 가장 잘 나온다"며 쑥스러워한 뒤 "성준 코치님에게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내가 생각해도 처음 삼성에 왔을 때보다 투구와 멘탈 모두 좋아졌다. 특히 경기에 실패했을 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게 문제였는데 성준 코치님 도움으로 실패를 잊어먹지 않는 법을 배웠다"고 달라진 점을 설명했다.
이케빈은 볼끝이 살짝 휘는 투심 패스트볼이 주무기. 성준 코치에게서는 포심 패스트볼을 새로 배웠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직구'인데 자연적으로 휘는 투심과 함께 포심까지 던질 수 있다면 더욱 까다로운 투수가 될 수 있다. 이케빈은 "투심은 원래 던지는 것이고, 포심까지 던지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하셨다. 변화구로는 슬라이더를 주로 던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올 시즌 이케빈을 향한 기대치가 크다. 마운드 세대교체가 더딘 삼성으로선 이케빈 같은 젊은 피가 커줘야 한다. 그는 "부담은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프레셔를 받는 게 좋다. 팬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삼성의 희망이 되고 싶다. 팀 우승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지난해 우승을 못해 팬들이 아쉬움을 갖고 있을 것이다. 팀에 힘든 일도 있었지만, 다시 새로운 시작이다. 팬들이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처음 한국에 올 때만 하더라도 우리말이 서툴렀던 이케빈이지만, 이제는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향상됐다. 그는 "친구들이 전부 한국 사람이라 자연스럽게 늘었다"며 쑥스러워했다. 한국말과 문화에 빠르게 적응한 이케빈이 마운드에서도 고속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waw@osen.co.kr
[사진] 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