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로 예측한 2016년, 최고의 영입은 프레이저
그레인키 영입한 ARI 선발진 '최강'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 10을 기록한 선수는 그 해 팀에 10승을 더해 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리그에서 이런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만약 이 선수를 FA 시장에서 영입한 팀은 다음 시즌 10승을 더 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해당 포지션을 지켰던 원래 선수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다. WAR 5인 선수가 그 자리를 지켰다면 기대 승수는 5만큼 늘어날 것이며, WAR -1인 선수가 있었다면 오히려 11승을 더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계산법을 바탕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가 2016시즌 스토브리그 전력 업그레이드 10건을 선정했다. 2016년 WAR 예상은 전력예측 전문그룹인 스티머(Steamer)의 자료를 활용했다.
10위: 디나드 스판(외야수, SF)
2016년 예상 WAR: 2.6
아오키 노리치카 대비 +1.6
디나드 스판은 2014년 워싱턴에서 최다안타 타이틀을 차지했던 선수다. 작년에는 엉덩이 부상으로 불과 61경기밖에 나서지 못했지만, 만약 건강하다면 좌익수 아오키를 밀어낼 능력은 충분하다. 짝수 해 우승 징크스를 재현하고자 하는 샌프란시스코는 스판을 톱타자로 기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9위: 조단 짐머맨(선발투수, DET)
2016년 예상 WAR: 2.4
알프레도 사이먼 대비 +1.7
짐머맨은 디트로이트에 딱 적합한 선발투수인데, 일단 젊은 선발진의 압박감을 덜어 줄 수 있는 선수일뿐만 아니라 그를 얻기 위해 1라운드 지명권을 포기할 필요도 없었다. 짐머맨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다면 작년 31번의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5.05와 WHIP 1.44를 기록한 사이먼을 뺄 수 있다.
8위: 벤 조브리스트(2루수, CUB)
2016년 예상 WAR: 3.3
스탈린 카스트로 대비 +1.8
컵스 2루수 자리가 약점은 아니지만, 조브리스트 영입은 큰 업그레이드임에 틀림없다. 일단 조브리스트는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 경험을 전수할 베테랑 선수이며, 통산 3할5푼5리에 달하는 출루율을 고려하면 그를 홈으로 불러들일 숱한 장타자들이 뒤에 기다리고 있다.
7위: 안드렐톤 시몬스(유격수, LAA)
2016년 예상 WAR: 3.5
에릭 아이바 대비 +2.0
에인절스는 작년 11월 시몬스를 데려오면서 미래를 얻었다. 시몬스는 2020년까지 에인절스에서 뛰게 되는데, 올 시즌 후 주전 유격수 아이바가 FA 자격을 얻게 되는 걸 대비한 영입이다. 공격적인 측면에서는 큰 업그레이드가 아닐 수 있지만,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를 감안하면 아이바보다 가치있는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6위: 제프 사마자(선발투수, SF)
2016년 예상 WAR: 2.7
라이언 보겔송 대비 +2.1
사실 자이언츠의 가장 큰 선발투수 영입은 자니 쿠에토다. 그는 스티머 2016 WAR 예측에서 3.1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그는 카디널스로 떠난 마이크 리크(2.2)를 대체할 것으로 보이기에 순위에서 빠졌다. 대신 사마자는 파이어리츠와 사인을 한 라이언 보겔송을 대신할 선수다. 자이언츠가 사마자를 영입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이 완성됐다.
공동 4위: 잭 그레인키(선발투수, ARI)
2016년 예상 WAR: 4.2
제레미 헬릭슨 대비 +2.5
기록적인 금액을 받고 다이아몬드백스에 입단한 그레인키는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다이아몬드백스는 그레인키 뿐만 아니라 셸비 밀러까지 데려왔다. 전 에이스 패트릭 코빈까지 건강하게 시즌을 시작한다면 선발진 운용은 전혀 문제가 없다. 그의 2016년 예상 WAR가 다소 낮게 느껴질 수 있는데,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를 기준으로 산출하는 게 RA9(9이닝 당 평균 실점)보다 손해를 본다.(fangraphs.com은 FIP로, baseball-reference.com은 RA9로 WAR를 계산한다.)
공동 4위: 존 래키(선발투수, CUB)
2016년 예상 WAR: 2.9
트래비스 우드 대비 +2.5
컵스는 래키를 데려오면서 약점으로 지적됐던 3선발 이후를 보강할 수 있게 됐다. 그들의 약점은 이제 강점으로 바뀌었다. 래키는 3선발로 적합하며, 이에 따라 카일 헨드릭스와 제이슨 하멜의 로테이션은 한 칸씩 밀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우드를 불펜으로 돌릴 수 있게 됐다. 사실 래키는 5위 안에 든 선수 가운데 가장 예상 WAR가 낮지만, 컵스 팀 상황을 감안하면 충분히 좋은 영입이다.
3위: 데이빗 프라이스(선발투수, BOS)
2016년 예상 WAR: 4.9
웨이드 마일리 대비 +3.0
이론상 프라이스는 WAR 3 이상 업그레이드를 시켜 줄 선수다. 레드삭스는 웨이드 마일리를 불펜투수 카슨 스미스로 바꿨다. 그리고 이닝이터 프라이스가 나오는 날 스미스가 승리를 지키는 시나리오를 그려 본다면 분명 훌륭한 영입이라는 걸 실감할 수 있다. 프라이스는 이번 스토브리그 이적선수 가운데 가장 2016년 예상 WAR가 높다. 또한 레드삭스는 지구 라이벌 블루제이스의 진짜 에이스를 빼앗아왔다.
2위: 제이슨 헤이워드(중견수, 컵스)
2016년 예상 WAR: 4.8
덱스터 파울러 대비 +3.1
이미 컵스에는 파울러라는 좋은 중견수가 있지만, 헤이워드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뛰어난 외야수 가운데 하나다. 게다가 아직 나이도 만26세밖에 안 됐다. 때문에 컵스가 세인트루이스로부터 그를 데려온 것은 2016년뿐만 아니라 그 이후까지도 기억될 엄청난 전력보강이 될 것이다. 게다가 같은 지구(내셔널리그 중부지구)의 선수를 데려 온 것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1위: 토드 프레이저(3루수, 화이트삭스)
2016년 예상 WAR: 3.3
고든 베컴 대비 +3.5
화이트삭스는 3루수 문제로 무척 고민이 많았다. 2011년 프레이저가 메이저리그에서 첫 시즌을 보낸 이후, 화이트삭스는 매년 3루수 WAR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물론 이는 메이저리그 최하위 수준이다. 커리어 통산 WAR 15.5인 프레이저는 현역선수 가운데 9위를 기록 중이다. 이번 오프시즌 화이트삭스가 다시 지구우승에 도전할 만큼 전력보강이 됐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프레이저 영입만큼은 훌륭한 전력보강인 것을 부인할 수 없다. /cleanupp@osen.co.kr
[사진] AFPBB=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