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NEW 클로저 대거 등장...9회를 사수해라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1.11 06: 12

FA와 팀내 보직이동으로 마무리투수 자리 지각변동
삼성·넥센·SK·KIA·LG, 전훈서 새로운 마무리 찾기 착수
마무리투수는 잘해야 본전이다. 마무리투수는 가장 타자들의 집중력이 높아지는 9회를 이겨내야만 한다. 마무리투수의 첫 번째 요건으로 ‘강심장’, ‘강한 멘탈’ 등이 꼽히는 이유도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한 번은 블론세이브를 하지만, 충격을 딛고 일어서야 특급 마무리투수가 될 수 있다.

2016시즌 KBO리그는 어느 때보다 많은 새로운 마무리투수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SK와 넥센의 뒷문을 지켜온 정우람과 손승락이 각각 한화와 롯데로 FA 계약을 맺었다. 삼성의 마무리투수였던 임창용은 해외원정 불법도박으로 무적신분이 됐다. 지난해 KIA의 9회를 책임졌던 윤석민은 선발투수로 돌아갈 예정이며, LG의 봉중근도 5년 만에 선발투수로 복귀한다. 
그러면서 삼성·넥센·SK·KIA·LG는 새 마무리투수를 찾고 있다. 아무리 8회까지 경기 운용을 잘해도, 막바지에 승리를 빼앗기면 모든 게 헛수고다. 다섯 팀의 스프링캠프 0순위 과제 역시 ‘새로운 마무리투수 찾기’다. 이에 성공하면, 원활한 시즌을 보낼 것이고, 반대의 경우에는 골머리를 앓게 된다.
먼저 마무리투수가 확정된 팀은 두산·NC·한화·롯데·kt다. 2연패를 노리는 두산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 뒷문을 사수한 이현승이 올해도 9회를 책임진다. NC는 작년 31세이브를 올린 임창민이 9회, 김진성이 8회를 맡을 확률이 높다. 한화와 롯데는 각각 정우람과 손승락이 FA 영입에 따른 기대치를 충족시켜주기를 바라고 있다. kt는 시즌 후반 마무리투수를 맡은 조무근이 팀 내 최대 연봉 인상률과 함께 풀타임 클로저를 준비 중이다.
반대로 삼성·넥센·SK·KIA·LG는 저마다 다른 방법으로 마무리투수 자리를 채우려 한다. 스프링캠프에 앞서 마무리투수를 확정지은 팀도 있고, 경쟁을 통해 마무리투수를 낙점하려는 팀도 있다. 
삼성은 차우찬 심창민 안지만을 마무리투수 후보로 두고 있다. 여기서 가장 큰 변수는 안지만이다. 안지만이 정상적으로 시즌을 소화할 경우, 삼성 마운드의 교통정리도 수월해진다. 안지만의 경찰수사 결과가 삼성의 스프링캠프를 좌우하게 된 것이다. 일단 삼성은 안지만을 스프링캠프 명단에 넣어둔 상황. 안지만이 마무리를 맡으면 차우찬을 선발로, 심창민을 셋업맨으로 기용하면 된다. 그러나 안지만이 정상적으로 시즌을 소화하지 못하면,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넥센은 일찍이 김세현(개명 전 김영민)을 마무리투수로 낙점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6일 시무식에서 “올해 마무리는 김세현으로 가겠다. 본인이 자신 있다고 한다. 여러 가지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주자를 잡는 홀딩 능력도 그렇고, 제구력, 결정구도 필요하다. 본인도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고 목표 의식이 뚜렷하다”면서 “김세현을 선발로 쓰는 것도 생각했는데 5선발이 정해지면 김상수, 김정훈, 하영민 등 모든 선수들의 역할이 줄어든다. 또 마무리로서 적격의 구위를 갖고 있다. 기본적으로 150km의 볼을 갖고 있어야 상대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SK는 새로운 마무리를 찾는 다른 팀들에 비해 걱정이 덜할지도 모른다. 정우람이 이적했으나, 통산 44세이브를 올린 박희수가 있다. 박희수는 지난해 8월 중순부터 1군 마운드에 올라 길었던 재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SK 최상의 시나리오는 박희수가 이전처럼 철벽으로 복귀, 정우람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다.
KIA는 좌완 심동섭과 우완 한승혁을 새로운 마무리 카드로 보고 있다. 심동섭은 2014시즌 막바지 마무리투수로 등판한 바 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윤석민이 KIA로 유턴하면서, 2015시즌 셋업맨으로 자리했다. KIA는 심동섭이 마무리투수로 안착하고, 한승혁도 셋업맨으로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
LG는 정찬헌과 임정우가 스프링캠프부터 마무리투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인다. 둘 다 빼어난 구위와 각도 큰 변화구를 지녔다. 관건은 역시 멘탈. 9회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도 자기 공을 던지는 이가 마무리투수로 올라설 것이다. LG는 이동현 윤지웅 유원상 진해수 등 불펜자원은 풍부한 편이다. 정찬헌과 임정우 중 한 명이 마무리투수로 확고히 자리하면, 다시 한 번 불펜진을 통한 지키는 야구를 펼칠 수 있다. 
한 가지 더 주목할 부분이 있다. 지금 시점에서 마무리투수가 있든 없든, 10개 구단 모두가 계획대로 시즌을 치를 가능성은 0%다. 2014시즌부터 타고투저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마무리투수가 9회에 무너지는 것은 더 이상 이변이 아니다. 2016시즌이 시작되면 열 팀 중 적어도 한 두 팀은 마무리투수 부진으로 머리를 쥐어짤 확률이 높다. 이런 팀에게 임창용은 시즌 후반기 와일드카드일지도 모른다.
임창용은 지난 8일 KBO로부터 7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번 징계위원회에 참석했던 한 위원은 “도박은 국가에서도 4대 악으로 규정한 사안이고, 벌금의 액수보다 도박이라는 면을 감안해 기존에 없던 중징계를 내렸다”면서도 “(임창용이) 팀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본인이 사과문을 올린 것은 앞으로 조금이라도 뛰고 싶다는 뜻이 아니겠는가”라고 임창용이 선수생활을 연장할 문은 열어둔 상황이라 했다. 
일단 현재 대부분의 구단들은 이미지를 고려, 임창용을 영입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르면 분위기가 또 어떻게 변할지는 알 수 없다. 실제로 지방의 한 구단은 임창용의 징계가 무겁지 않을 경우, 임창용 영입을 계획하기도 했었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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