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투저 완화, 스피드 야구 예고
발야구 선봉장 될 대도 후보들은
2016년 KBO리그는 스피드 시대가 예고된다. 박병호·김현수·나바로 등 리그 대표 거포들의 해외 진출, 공인구 단일화, 고척스카이돔 등 야구장의 변화로 '타고투저'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타력이 감소하면 기동력이 더욱 중요해진다.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목동구장을 떠나는 넥센이 스피드 야구로 팀컬러 변화를 예고한 가운데 상당수 팀들이 기동력에 역점을 두고 있다. 발야구가 각광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도들의 도루 전쟁에 관심이 모아진다.
팀 내 최고 홈런타자 나바로(48개)와 박석민(26개)이 팀을 떠난 삼성은 발야구를 더욱 살려야 한다. 지난해 60개의 도루로 타이틀을 가져간 박해민이 그 선두주자. 도루 실패가 8개밖에 되지 않아 도루성공률도 88.2%에 달했다. 박해민의 스피드는 의심의 여지없지만 배영섭의 가세로 외야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얼마나 출장 기회를 보장받을지가 관건이다.
지난해 리그 최다 204개 팀 도루를 성공한 NC에는 박민우가 있다. 2014년 50개, 2015년 46개로 2년 연속 도루 부문 2위에 올랐다. 상대의 견제로 지난해 도루성공률(83.3%→74.2%)이 떨어졌지만 전혀 위축되지 않고 베이스를 노렸다. 주루 문제보다는 투수 견제에 걸린 것이 많았다. 이에 대한 대처법을 찾는다면 박민우도 대도계 2인자의 꼬리표를 뗄 수 있다.
발야구를 선언한 넥센에서는 '캡틴' 서건창이 선봉장으로 나선다. 서건창은 2012년 2위(39개) 2014년 3위(48개)로 도루 능력을 뽐냈다. 지난해에는 무릎 십자인대 파열 후유증으로 9개의 도루를 성공하는데 그쳤지만, 몸 상태가 회복됨에 따라 대도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목동구장을 떠나 고척돔 시대가 열리게 됨에 따라 서건창의 빠른 발에 더욱 시선이 모아진다.
현역 선수 중 가장 많은 445개의 도루를 기록하고 있는 kt 이대형도 빼놓을 수 없는 후보. 2010년 66도루로 정점을 찍은 뒤 도루 숫자가 하락세였던 이대형은 지난해 44개 도루로 이 부문 4위에 올랐다. 시즌 중반 한 때 도루 1위를 달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어느덧 만 33세 베테랑이 됐지만 녹슬지 않은 주력으로 올 시즌에도 대도 전쟁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선수 중에서는 지난해 무려 40개 도루로 이 부문 5위에 오른 NC 에릭 테임즈가 첫 손가락에 꼽힌다. 지난해 MVP 수상 후 50-50을 목표로 선언한 만큼 올해도 적극적으로 달릴 것이다. 지난해 24도루로 10위에 랭크된 롯데 짐 아두치, SK 테이블세터로 거론되고 헥터 고메즈도 주목해 볼 만하다.
2007~2010년 4년 연속 도루 타이틀을 가져간 이대형을 끝으로 매년 도루왕이 바뀌었다. 2011년 오재원, 2012년 이용규, 2013년 김종호, 2014년 김상수, 2015년 박해민으로 어느 한 선수가 독점하지 않았다. 2016년 스피드 야구 시대에 과연 누가 새로운 대도로 떠오를지 궁금해진다. /waw@osen.co.kr
[사진] 박해민-박민우-서건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