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내수 수입차 판매가 사상 최초로 20만 대를 넘어서고, 차량 수입액은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전체 시장은 여전히 독일 4사가 이끌었지만 불붙은 수입차 판매는 비독일계까지 번져 새로운 업체들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한 해이기도 했다.
지난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수입차 연간 판매량은 총 24만 3900대로, 2014년(4만 75414대) 대비 24.2% 성장하며 내수 점유율 15.5%를 기록했다. 이 중 자체 판매량 최대치를 경신하며 프랑스, 미국, 영국, 그리고 스웨덴 태생의 푸조, 캐딜락, 랜드로버, 볼보가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2008’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내세운 푸조는 지난해 무려 124%라는 그 누구도 다신 재현하지 못할 성장률을 보여줬다. 2014년 10월 ‘2008’을 출시하고는 단숨에 전년도 판매량을 넘어서더니 지난해 결국 사고를 쳤다. ‘2008’이 전체 판매량의 58% 가량을 차지하며 2014년 3118대의 2배를 넘어선 7000대 판매고를 이끌었다.

성장률 2위는 캐딜락이다. 객관적인 숫자로는 다른 업체들과 비교해 초라해 보일 수도 있지만 2014년 503대에서 지난해 886대로, 약 76% 판매량이 증가했다. 캐딜락 판매의 주역은 ‘CTS’. 2.0과 2.0 AWD, 3.0 3개 트림으로 판매되는 ‘CTS’는 지난해 총 590대가 판매되며 전체 판매량 중 66.5%에 달했다.
차량 가격이 약 6000만 원에서 시작하는 랜드로버가 3번째 판매율 증가 업체로 이름을 올렸다. 2015년 랜드로버는 총 7171대를 팔아, 2014년 4675대보다 판매량이 약 53% 늘어났다. 기존모델과 더불어 각 브랜드의 엔트리 모델 ‘디스커버리 스포츠’와 ‘레인지로버 이보크’ 부분변경 모델 출시가 판매 증가에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마지막은 스웨덴의 볼보다. 그 동안 안전으로는 최고였지만 트렌드에 뒤쳐져 괄시를 받았지만 지난해는 달랐다. 신형 ‘D3’ 엔진을 얹고 출시한 ‘V40’이 두각을 나타내며 ‘S60’ ‘XC60’과 함께 판매 확대에 기여를 했다. 이 덕에 볼보는 지난해 4238대를 팔아 2014년 2976대와 비교해 약 42%의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다.
업체들 모두 지난해 판매 성적이 뛰어났던 만큼 올해도 그 기세를 이어나가겠다는 각오다.
푸조는 대표모델 ‘2008’로 더욱 치열해지는 SUV, 소형 SUV 시장의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국산차 내수판매는 감소하는 반면, 수입차는 판매 증가세를 유지, 또, SUV 강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2008’로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해 나간다. ‘2008’의 디자인과 연비 등 강점을 직접 보고 느껴볼 수 있도록 소비자 접점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할 계획이다.
캐딜락은 국내 진출 이래 고성능 모델까지 선보이며 라인업 확대로 시장을 공략한다. 고성능 라인 ‘V시리즈’를 올해 선보일 신차 4종 중 가장 먼저 출시,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 확립에 나선다. ‘V시리즈’인 ‘CTS-V’와 ‘ATS-V’와 함께 대형 세단 ‘CT6’, 중형 SUV ‘XT5’를 차례로 출시하며 더불어 판매 및 서비스 네트워크도 확충한다.

볼보는 대형 SUV ‘XC90’으로 프리미엄 이미지 굳히기에 들어간다. 12년만의 풀체인지 모델로, 올 상반기 출시가 예정돼 있으며 플래그십 세단 ‘S90’ 출시에 앞서, 볼보의 새로운 모습을 앞서 만날 수 있는 모델로 활약하게 된다. 볼보가 자랑하는 안전 기술과 진화한 디자인을 대표로 소개할 예정이다.
랜드로버는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컨버터블 버전을 선보인다. 올 봄부터 전세계 170개국에 순차적으로 출시되며 국내도 상반기 중으로 공식 판매가 예정돼 있다.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은 SUV로서는 최초의 컨버터블 모델로, 업체 측은 랜드로버의 SUV 기술, 이보크의 독창적인 디자인 감성, 그리고 SUV 최초의 컨버터블이라는 강점이 한데 어우러져 또 다시 ‘이보크 붐’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성장세가 급격했던 업체 일수록 전체 판매량이 한 모델에 치중돼 있어 이들 모두 올해도 좋은 성적을 이어갈 지는 미지수다. /fj@osen.co.kr
[사진] 푸조 '2008'(위)와 캐딜락 'CTS'. /각 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