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인타자 2명, 고민의 배경과 현실성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1.12 05: 56

김성근 감독, 외인타자 2명 구성 고심 중
마땅치 않은 외인투수, 거포 부재가 이유
한화의 파격적인 시도는 현실성이 있을까. 

한화 김성근 감독이 외국인선수 구성에 있어 타자 2명을 고민하고 있어 화제다. 외국인선수 숫자가 3명으로 늘어난 2014년부터 신생팀을 제외한 팀들은 '2투수+1타자' 체제를 고수했다. 투수력이 중요한 야구 특성이 결정적이었지만, 한 경기에 외국인은 2명만 써야 하는 규정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런 점에서 한화의 '2타자+1투수' 고민은 꽤 파격적이다. 이미 지난달 투수 에스밀 로저스와 재계약한 한화는 아직 남은 두 자리 주인이 정해지지 않았다. 당초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와 재계약할 계획이었지만, 메디컬 테스트에서 허리 부상이 재발할 가능성이 발견돼 과감하게 포기했다. 
이처럼 한화가 외인타자 2명을 고민하는 것은 영입할 만한 투수 후보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해처럼 아무 선수나 데려오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확실한 선수를 영입할 것이다"고 밝혔지만 눈독을 들인 선수가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하는 등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점점 시간이 흘러가는 상황에서 김성근 감독은 외인타자 2명 카드도 만지작하고 있다. 김 감독은 "투수뿐만 아니라 야수도 부족하다. 3루수와 유격수를 볼만한 선수가 누구인가"라고 반문했다. 지난해 팀에서 가장 약한 포지션이 3루수와 유격수였는데 여전히 이에 대해 뚜렷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3루수 후보 송광민·김회성은 부상으로 재활 중이고, 유격수로는 강경학·하주석이 있지만 풀타임 주전 경험은 없다. 무엇보다 장타력을 필요로 하는 팀 사정상 외인타자 2명이라면 화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 김 감독은 "3~4~5번에서 한 방을 쳐줄 수 있는 타자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한화는 외인타자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다. 나이저 모건은 10경기 만에 퇴출됐고, 제이크 폭스도 부상으로 38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외인타자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하면서 지난해 팀 홈런 8위(130개) 장타율 7위(.404)에 그쳤다. 외인타자 2명이면 실패에 대한 위험부담도 줄일 수 있다. 
타고투저 시대에 발상의 전환을 꾀하고 있지만 현실성이 있을지는 봐야 할 듯하다. 타자 2명이 될 경우 로저스가 선발등판하는 경기에는 1명이 빠져야 하는 핸디캡이 있다. 최소 30경기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한화 선발 마운드가 취약하다는 점에서 외인투수는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카드다. 
아울러 김 감독의 외인타자 2명 발언에는 기존 야수들을 더욱 긴장시키겠다는 의중도 없지 않다. 외인타자가 2명이 오면 야수들의 설자리가 훨씬 좁아진다. 경쟁의식이 불꽃 튈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의 외인타자 2명 구상이 한화 팀 전체에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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