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선수를 능가하는 실력에 겸손한 인품까지 갖췄다. 김주성(38, 동부)이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이유다.
프로농구 데뷔 16년차를 맞은 김주성은 각종 통산 대기록을 세워 주목받고 있다. 김주성은 지난해 30일 80-74로 승리한 고양 오리온전 대기록을 세웠다. 김주성은 4쿼터 막판 조 잭슨의 레이업슛을 막아내 정규리그 통산 1000번째 블록슛을 기록했다. 14시즌 동안 경기당 1.6블록슛을 꾸준히 기록해 얻은 영광의 훈장이었다.
김주성의 대기록은 서장훈의 통산 득점(1만 3231점)과 리바운드(5235개) 1위, 주희정의 어시스트(5262개)와 스틸(1471개), 출전경기(962경기) 1위와 함께 프로농구 불멸의 대기록으로 손꼽힌다.

김주성은 “데뷔 14년이 지나보니 내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 생각한다. 이만큼 득점, 리바운드, 블록슛이 쌓였다는 게 내가 프로에서 열심히 하고 보상받은 기록이다. 1000 블록슛은 한국에서 첫 번째라 큰 자부심이고 영광이다. 이 기록이 언젠가 깨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후배가 넘어야 더 빛날 것 같다”며 자부심을 보였다.
대기록 행진은 아직 끝이 아니다. 김주성은 지난해 12월 2일 모비스전에서 정규리그 통산득점 3위로 올라섰다. 1쿼터 3점슛으로 포문을 연 김주성은 2쿼터 6분 26초를 남기고 골밑슛을 넣었다. 문경은 SK 감독이 기록했던 9347점을 넘어 득점 3위로 올라서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현재 9469점을 기록 중인 김주성은 역대 세 번째 일만점 돌파에 단 점만 남겼다. 역대 2위 추승균 KCC감독의 1만 19점 돌파도 가시권에 있다.
김주성은 “서장훈 선배의 통산득점 1위는 사실 넘보기가 어렵다. 대신 추승균 감독님의 통산득점 2위까지 한 번 도전해보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김주성은 뛰어난 실력뿐 아니라 훌륭한 인품으로도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동부는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김주성이 아시안게임 2회 금메달로 획득한 연금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김주성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매달 연금수령의 혜택을 받고 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대가로 받는 연금이다. 김주성은 이 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기로 선뜻 결심했다.
연금기부에 대해 김주성은 “매월 지급되는 연금의 액수가 큰 금액은 아니지만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후원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매년 대상자를 선정해 후원하는 것은 도움이 필요한 다양한 계층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정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밖에 김주성은 지난 시즌 어린이들을 위해 704권의 도서를 적립해 전달했다. 올 시즌 리바운드 하나 당 연탄 50장을 적립(현재 6,450장)하는 사회기부활동을 진행 중이다. 그야말로 '코트의 기부천사'인 셈이다.

실력과 인품을 두루 갖춘 김주성은 후배들에게 존경의 대상이다. 김주성이 1000블록슛을 돌파할 유망주로 지목한 이종현(22, 고려대)은 “김주성 선배님 존경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김종규는 “대표팀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김주성 형처럼 1000블록슛을 달성하기 어렵겠지만, 최대한 기간을 단축시켜보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김주성의 후배들도 기부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불법스포츠도박으로 물의를 일으킨 오세근, 장재석, 김선형은 봉사활동 징계가 끝난 뒤에도 자발적으로 봉사를 계속하는 중이다. 오세근은 리바운드와 블록슛 하나 당 3만 원씩을 적립해 기부하는 ‘사랑의 R&B’ 기부활동을 하고 있다. 장재석은 공격리바운드 하나당 20만원씩 모아서 일산 백병원에 전달하고 있다. 장재석은 지난해 연말 백병원을 찾아 암과 싸우는 어린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김선형 역시 숙소 주변의 기관에서 봉사활동을 꾸준히 계속하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