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실적 부각, 단장-감독 모두 호평
마무리 로젠탈 건재, 8회 막을 셋업맨 후보
12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와 공식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MLB)에 도전장을 내민 오승환(34)에 대해 지역 언론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9회를 맡기는 어렵겠지만 9회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강인한 성품도 구단 안팎에서 호평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세인트루이스 지역 언론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오승환의 계약 소식을 다루며 비상한 관심을 드러냈다. 한신과의 2년 계약을 마치고 MLB 도전을 타진해왔던 오승환은 12일 세인트루이스와 1+1년 계약에 공식 합의했다. 1년이 보장계약이며, 내년 계약은 구단이 옵션을 가지고 있다.
구체적인 연봉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옵션을 채울 경우 올해 연봉은 최대 500만 달러(약 6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현지에서는 추측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오승환이 한국에서 277세이브, 그리고 일본에서 2년간 80세이브를 올린 실적을 상세하게 설명했으며 2008년 베이징올림픽, 그리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제대회 경험도 풍부하다고 소개했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이런 오승환이 ‘돌부처’와 ‘끝판 대장(The Final Boss)’라는 두 가지 별명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세인트루이스에서는 끝판 대장으로 활약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하며 8회를 막을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무래도 리그 정상급 마무리투수인 트레버 로젠탈(26)의 존재 때문이다. 로젠탈은 2014년 45세이브, 그리고 지난해에는 48세이브를 올렸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오승환도 지난해 48세이브를 올린 로젠탈을 알고 있었으며 때문에 세미파이널 보스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오승환은 아마도 8회를 막을 것이며,로젠탈이 9회를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오승환의 기본적인 기량에 대해서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세인트루이스에서 뛰며 준수한성적을 냈던 다구치 소가 이번 영입 과정에서 적잖은 조언을 했다고 비화를 털어놨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세인트루이스, 2008년 필라델피아, 2009년 시카고 컵스를 거치며 총 672경기에서 타율 2할7푼9리를 기록한 다구치는 최근 일본 방송의 해설가로 활약하고 있다. 오승환의 일본무대 활약상을 직접적으로 지켜본 인물이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구단 관계자가 다구치와 오승환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으며 다구치는 오승환을 압도적인 마무리 투수(lockdown closer)라고 이야기했다. 오승환을 여러 해 지켜본 이 관계자는 오승환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항상 심리적인 강인함이 소개됐으며 매우 터프한 선수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오승환의 강한 심장을 높게 평가했다는 이야기다.
한편 존 모젤리악 단장은 로젠탈로 이어지는 다리를 만들기 위해 이번 오승환 영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로젠탈에 앞서 7·8회에 나설 선수로 케빈 시그리스트, 조나단 브록스터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오승환의 영입으로 양질 모두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마이크 매시니 감독 또한 “오승환의 숫자는 훌륭하다. 적응 문제는 있겠지만 분명 좋은 스터프는 좋은 스터프”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세인트루이스 구단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