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르기 그로저는 역시 괴물이었다.
삼성화재는 13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NH농협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우리카드전에서 세트 스코어 3-2(25-18, 21-25, 19-25, 25-18, 15-13) 승리를 거뒀다. 독일대표팀에 다녀온 그로저가 복귀 첫 경기부터 36득점으로 성공적인 귀환을 알렸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유럽예선 참가를 위해 독일에 다녀온 그로저는 지난 12일 한국에 귀국했다. 입국 이틀 만에 출장한 경기로 시차적응도 제대로 되지 않은 몸. 경기 초반에는 컨디션 저하가 뚜렷했지만 4세트에만 14점을 폭발한 뒤 마지막 5세트에도 홀로 8점을 쏟아내며 복귀전을 짜릿한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경기 후 그로저는 "피곤하지만 선수로서 당연히 경기를 뛰어야 한다. 그것이 내 직업이다. 독일에서 올 때부터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 어제도 새벽 4시에 잠이 깼다. 시차적응이 안 돼 피곤했고,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볼 시간도 부족했지만 세트를 거듭할수록 맞아떨어졌다"고 이야기했다.
그로저가 이끈 독일대표팀은 그러나 아쉽게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내지 못했다. 그로저 역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그는 "대표팀에 한 번 더 나가고 싶었지만 폴란드에 2점차로 진 것이 아쉽다"며 "9년간 여름에 대표팀에서 뛰는 바람에 가족들과 보낸 시간이 없었다. 앞으로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대표팀 은퇴 선언의 이유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로저는 체력 관리 비법에 대해 "특별한 것은 없다.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많이 받아야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잠이다. 최근 3일간 잠을 못 잤기 때문에 많이 피곤하지만 감독님과 얘기해서 체력을 보충하겠다. 다음 경기에도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