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괴물 성장’ FA 시장, 1000억 시대도 온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1.14 06: 56

김현수 100억 빼고도 766억 원
향후 더 성장 전망, 시장 추이 촉각
그야말로 괴물과 같은 성장이다. 3년 사이에 무려 3배가 넘는 돈이 오고 갔다. KBO 리그의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사실상의 1000억 시대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두산은 13일 FA 시장의 마지막 미계약자였던 내야수 고영민과 1+1년 5억 원에 계약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한 차례 광풍이 지나갔던 2016년도 FA 시장도 문을 닫았다. 이번 FA 시장에서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현수(볼티모어)를 제외한 총 21명의 선수가 계약했으며 총액 기준으로 766억2000만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이 찍혔다.
이는 FA 역사상 신기록을 또 한 번 갈아치우는 액수이기도 하다. 불과 3년 전인 2013년 당시에는 11명의 선수가 총 242억6000만 원을 기록했고 2014년에는 15명이 523억5000만 원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1년 뒤 720억6000만 원(20명)으로 깨졌고 올해 다시 경신됐다. 2013년에 비하면 인원도 두 배 가량 늘은 점이 있지만 액수는 3.16배나 뛰었다. 몸값 상승폭이 그만큼 가팔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역대 최고액에도 숨겨진 두 가지가 있다. 바로 최대어로 손꼽혔던 김현수가 빠져 있다는 것이다. 박석민(NC, 4년 최대 96억 원)의 기록을 뛰어넘는다고 봤을 때, 김현수가 최소 100억 원만 받았다고 하더라도 올해 FA 시장은 870억 원 가량이 된다. 그 이상이라면 900억 원에 이를 수도 있다. 여기에 각 구단들의 축소 발표 의혹은 여전하다. 몇몇 선수들은 기본적인 보장 금액을 축소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여기에 몇몇 구단들이 ‘옵션’을 공식 발표에 넣지 않은 것도 고려해야 한다. 옵션이 10억대 단위까지 올라가지는 않지만 이도 모이면 꽤 큰 규모가 된다.
야구계 일각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도 나온다. 바로 해외로 진출한 선수들도 숨어 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만약 MLB나 일본진출 붐이 불지 않고 특급 선수들이 KBO 리그에 남았다면 이 규모는 일찌감치 더 불어났을 것”이라고 말한다. 당장 강정호가 MLB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올해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는다. MLB로 진출한 선수를 KBO 리그 시장에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한가라는 의문은 나올 수 있지만 이런 선수들을 놓칠 리 없는 구단들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설득력은 있다. 그만큼 프로야구의 파이가 커졌다.
내년에도 최고액 인상이 유력하다는 말이 나온다. 100억 원 가까이까지 올라온 ‘최고액’ 설정은 FA 자격을 얻을 선수들에게는 좋은 협상의 잣대가 된다. 당장 박석민 이상의 대우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김광현(SK) 양현종(KIA) 최형우(삼성)가 FA 자격을 얻는다. 해외진출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공식적인 100억 원 돌파도 시간문제다. 차우찬(삼성) 우규민(LG) 황재균(롯데) 나지완(KIA) 등 50억 원 이상을 받을 가능성이 농후한 선수들도 줄줄이 대기한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FA 자격은 완화되는 쪽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현행 대졸 8년, 고졸 9년으로 되어 있는 FA 신규 자격 취득 요건이 조금씩 당겨질 것이라느느 예상이다. 이와는 별개로 선수들과 에이전트 측에서는 현행 4년인 FA 재자격 취득 기한 기준에 손질을 하길 원하고 있다. 강화보다는 완화가 전체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선수들의 현역 기간이 계속 길어지고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시간이 갈수록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이 더 늘어날 것이 유력해 보인다.
논의되고 있는 에이전트 제도까지 생각하면 선수들의 협상력은 더 강해지고 몸값은 더 뛴다. 반대로 아마추어 야구의 발전은 답보 상태다. 리그를 호령하는 신인이나 신진급 선수들을 구경한 지가 꽤 됐고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멀게만 보였던 1000억 시대가 예상보다 빨리 다가오고 있다. 부정적인 여론도 적지 않지만 대세를 바꾸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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