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바꾼 신한은행, 아직 우승후보 아니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1.15 06: 50

최악의 7연패는 면했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인천 신한은행은 14일 도원체육관에서 개최된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5라운드에서 구리 KDB생명을 68-59로 눌렀다. 6연패서 탈출한 신한은행(10승 12패)은 공동 4위서 단독 4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KDB생명(5승 17패)은 최하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정인교 감독이 사퇴한 신한은행은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코칭스태프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뭔가 보여줘야만 하는 비장한 분위기였다. 전형수 감독대행은 “정인교 감독님이 세운 큰 틀은 유지한다. 선수들에게 전투적인 수비를 강조했다”고 주문했다. 공을 향해 한 발 더 뛰는 투지만이 살 길이었다. 

선수들은 의욕을 보였다. 몸이 좋지 않은 최윤아와 김규희도 투입돼 코트를 누볐다. 전 대행은 “몸이 좋지 않은 선수들에게 미안하지만 팀이 위기다. 팀을 위해 희생하는 정신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주영은 리바운드 하나에 몸을 날렸다. 김단비도 오랜만에 터졌다. 이날 신한은행은 11개의 스틸을 해내 6개의 속공으로 연결했다. 적극성에서 전과 달라진 부분이다. 
골밑의 활용도가 높아졌다는 것도 고무적인 현상이다. 전형수 감독은 게이틀링과 곽주영에게 전보다 많은 기회를 줬다. 게이틀링은 높이가 낮은 KDB생명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16점, 7리바운드로 선전했다. 곽주영도 8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 1블록슛으로 살아난 모습이었다. 압도적인 골밑파워는 신한은행이 다른 팀과 확실하게 강점을 지니고 있다. 
전 대행은 “우리는 선수들의 장단점이 뚜렷한 팀이다. 장점을 살려서 하려고 한다. 오늘 (곽)주영이가 잘했다. 장기가 미들슛이다. 찬스가 나면 자신 있게 쏘라고 했다. 잘 따라줬다. 그 동안 플레잉타임이 적어 마음고생도 했다. 오늘 라인업을 고참위주로 짰다. 고참들이 솔선수범을 해주라고 했다”며 곽주영을 칭찬했다. 
발목부상에서 돌아온 김규희의 활약도 인상적이다. 이날 김규희는 고비 때마다 3점슛 3개를 터트리며 11점을 올렸다. 최윤아의 몸이 완전치 않은 상황에서 김규희의 복귀는 큰 힘이 되고 있다. 전 대행은 “김규희가 슛이 좋은 선수 아닌데 오늘 3점슛 3개를 쏴서 다 들어갔다. 김규희가 발목이 안 좋다. 그러나 프로선수라면 누구나 부상이 있다. 오늘 경기 끝날 때까지 아프고 힘들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했다. 희생하는 마음으로 하자고 했다”며 김규희를 기특해했다. 
신한은행은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경기력은 썩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었다. 농구는 정신력만 강조한다고 잘할 수 있는 스포츠는 아니다. 신한은행의 경기력은 마음처럼 쉽게 올라오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전반전 시도한 8개의 3점슛이 모두 불발됐다. 야투율이 31%에 불과했다. 신한은행이 전반전을 29-17로 리드했지만, KDB생명의 경기력이 더욱 저조한 덕분이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고질적인 실책도 13개가 쏟아져 여전히 해결이 절실하다.  
신한은행이 우승후보들과 경쟁하기에 부족한 점이 많이 엿보인다. 팀의 중심인 최윤아 역시 부상으로 제 기량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여기에 빅맨 신정자, 곽주영, 하은주, 게이틀링, 커리를 가장 효과적으로 써먹을 수 있는 로테이션을 고안해야 한다. 이들의 동선이 겹치며 파생효과가 적은 약점도 보완해야 한다. 감독교체가 ‘반짝 효과’에 그치지 않으려면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마침 올스타 휴식기를 맞아 팀을 재정비할 시간이 있다는 것은 다행이다.  
전 대행은 “휴식기 동안 팀을 크게 바꾸기는 시간이 부족하다. (정인교) 감독님이 해온 것에서 기본적인 것을 더 강조하겠다. 동선이 겹치는 스페이싱이 문제였다. 그런 부분을 연습해서 선수들에게 스페이싱의 중요성을 강조하겠다. 기본을 강조하겠다”고 주문했다. 신한은행이 진정한 우승후보인가에 대한 검증은 올스타 휴식기 후 이뤄질 전망이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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