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우승 후유증? 외인이 잠재운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1.15 05: 55

2015 외인 농사 실패에도 우승 쾌거
주포 김현수 빠졌지만 외인 활약 기대
 전지훈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2016 시즌 준비에 들어가는 두산 베어스가 이번엔 외국인 선수의 힘을 믿는다.

두산은 지난해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뒤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에서 모두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의 활약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더스틴 니퍼트가 없었다면 힘들었겠지만, 반대로 정규시즌엔 3위보다 더 높은 순위를 노릴 수 있었음에도 외국인 선수의 힘이 뒷받침되지 못했다.
니퍼트는 정규시즌 6승 5패, 평균자책점 5.10으로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개막전 선발이었던 유네스키 마야는 노히트노런을 남겼지만 성적은 2승 5패, 평균자책점 8.17로 나빴다. 야심차게 영입한 앤서니 스와잭도 5승 7패 1홀드, 평균자책점 5.26으로 부진했다. 세 투수가 합작한 것은 13승에 불과했다.
타자도 마찬가지였다. 데려올 당시에도 부상 우려가 많았던 루츠는 쉬는 날이 더 많았고, 대체 외국인 타자인 데이빈슨 로메로는 건강했지만 기량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루츠와 로메로의 합계 성적은 84경기 타율 2할4푼(292타수 70안타), 13홈런 53타점으로 실망스러웠다. 그나마 이것도 로메로가 거의 혼자 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생각이다. 니퍼트는 지난해와 달리 몸이 아프지 않다. 지난 시즌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 통증이 생겨 개막전 선발까지 거른 것을 포함 정규시즌에 3개월이나 쉬었지만, 충분한 휴식을 취해 올해는 그럴 가능성이 낮다. 한용덕 수석코치도 니퍼트의 몸 상태에 대한 확신이 있다. 최근 한국인 여성과 재혼하며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이 더 커질 가능성 또한 있다.
니퍼트가 두 자릿수 승리를 해주면서 새로 합류한 마이클 보우덴이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켜준다면 금상첨화다. 마야, 스와잭 이상의 피칭만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한다면 기대치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다. 토종 타자들의 공격력이 나쁘지 않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으면 일정 수준 이상의 승리는 따라올 것이다.
완전히 미지수인 것은 새로 들어올 외국인 타자다. 두산은 신중하게 선수를 고르고 있다. 협상하려는 선수가 메이저리그 구단의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면 데려올 수 있게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루츠와 로메로 모두 실패했기에 늦더라도 기량이 월등한 선수를 택하겠다는 계획이다.
투수진엔 유희관, 장원준이라는 꾸준한 선발투수가 있고, 불펜도 이현승을 축으로 1년 전보다는 탄탄해졌다. 반면 타선은 김현수가 빠져 외국인 타자가 2015년과 비슷한 수준일 경우 힘들어진다. 그만큼 성적에 대한 부담은 있으나, 부상이 없다는 전제 하에 루츠나 로메로보다 낮은 성적에 그칠 확률은 적다.
두산은 늘 우승을 차지했던 다음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왕조를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NC와 함께 2강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여러 변수들이 있지만, 지난해 최악이었던 외인 농사에서 플러스 전력을 만든다면 2강이라는 예측도 무색하지 않을 수 있다. /nic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