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혹사 논란에도 고치 캠프 선발대
비시즌 휴식-운동 병행, 작년보다 좋아
"작년 이맘때보다 몸 상태가 더 좋다".

15일 일본 고치로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한화는 선수가 32명으로 단촐 하게 구성됐다. 지난해 51명에서 대폭 축소된 인원으로 김성근 감독이 "몸 상태가 100% 아닌 선수들은 안 데려가겠다"고 결정한 까닭이다. 1군 주추 선수 대부분이 고치 대신 서산에서 먼저 몸을 만든다.
그런 가운데 투수조에서는 권혁(33)의 이름이 고치 캠프 선발대에 포함돼 있다. 지난해 혹사 논란으로 올 시즌 활약에 대한 우려가 있는 권혁이지만 지금 당장 훈련을 받아도 될 만큼 몸 상태가 100% 준비됐다는 뜻. 김성근 감독도 "권혁은 몸이 잘 만들어져 있다"고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냈다.
권혁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특별히 몸 아픈 데는 없다. 지난달 괌에서 개인 운동을 소화하며 나름대로 몸을 만들어놓았다"며 "작년 이맘때보다 몸 상태가 더 좋다. 시즌을 미친 뒤에 푹 쉬었고, (트레이닝파트) 관리도 잘 받았다. 운동과 함께 적절하게 치료도 받았다. 훈련을 받을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권혁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한화의 최고 아이콘이었다. 투혼과 혹사 사이에서 팬들의 찬사와 걱정을 한몸에 받았다. 지난해 78경기에서 순수 구원 최다 112이닝 2098구를 던지며 9승13패17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4.98을 기록했다. 구원투수로는 13년 만에 100이닝, 2000구 투구를 훌쩍 넘겼다.
전반기 최고의 구위를 뽐냈지만 12번의 2연투와 8번의 3연투로 강행군을 소화하며 후반기에는 힘이 떨어졌다. 그래도 큰 부상 없이 풀타임 시즌을 보냈고, 시즌을 마친 뒤에는 휴식을 보장받았다. 올 시즌 한화가 다시 한 번 제대로 된 비상을 하기 위해서는 권혁이 지난해처럼 불펜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강도 높은 고치 캠프에 대한 각오도 남다르다. 그는 "고치 캠프가 힘든 건 작년에 해봐서 잘 알고 있다. 힘들지만 또 버텨내야 한다"며 "캠프에서는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우겠다. 기량 향상도 중요하지만 시즌 때 던질 수 있는 체력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기술적으로는 감독님이 언론에 말씀하신 대로 확실한 변화구를 중점적으로 연습할 생각이다"고 계획을 밝혔다.
새해 소망도 다른 것 없다. "해마다 똑같이 말씀드리는 것이지만 1년 동안 무사히 시즌을 잘 마칠 수만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 권혁의 말이다. 팀 성적이나 개인 목표 모두 중요하지만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보낸다면 알아서 따라올 부분이다. 권혁의 힘찬 목소리에서 2016시즌 한화의 희망이 부풀어 오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