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졸렬'에서 '스라가스'까지...인간계 최강 정글 '스코어' 고동빈
OSEN 신연재 기자
발행 2016.01.16 09: 25

[OSEN=신연재 인턴기자] ‘스코어’ 고동빈이 제일 처음 얻은 ‘타이틀’은 생존왕이었다. 원거리 딜러로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에 발을 디딘 스코어는 안정적인 한타 포지셔닝을 주무기 삼아 KDA 15.8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생존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이 안정감이 점점 독이 돼 지나치게 몸을 사린다는 평가를 받으며 ‘스졸렬’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호칭도 따라 붙었다.
2013 롤챔스 서머 때 안정감에 공격성까지 갖춘 변화된 모습으로 전성기를 누리는가 싶었지만 다시 2014 시즌을 거치며 폼이 줄었다. 그를 완전히 각성시킨 것은 다름 아닌 포지션 변경.
2015 프리시즌, 고동빈은 KT롤스터의 정글러로 롤챔스에 출사표를 내밀었고 SK텔레콤을 상대로 첫 세트를 가져오며 괜찮은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경기를 거듭할수록 팬들은 점점 더 고동빈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대망의 2015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KT는 아쉽게 8강 진출에 그치긴 했지만 고동빈에게는 최고의 무대였다. 역대급 그라가스 플레이를 보여주며 ‘스라가스’ ‘그라가스 그 자체’ 등의 새로운 타이틀을 얻었다.
이어 벵기 ‘배성웅’ 대신 출전한 2015 올스타전에서도 그라가스 뿐만 아니라 문도 박사, 엘리스 등 다양한 챔피언으로 화려한 플레이를 펼쳐 2016 롤챔스 스프링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2016 롤챔스 스프링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개막 경기서 2연속 엘리스를 선보여 승리를 챙겼지만 화려한 미드와 탑의 플레이에 밀려 MVP 탈환은 실패했다. 이틀 뒤인 15일, 개막 때의 아쉬움을 달래기라도 하듯 고동빈은 공격적인 킨드레드를 선택해 킬관여율 100%를 달성하며 MVP 자리를 꿰찼다. 원딜 경험을 바탕으로 원거리 정글 챔피언의 역할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이보다 잘할 수 없다 등의 극찬을 받았다. 2세트서는 엘리스를 골라 상대 탑에게 3데스를 내리 선사하는 지독한 정글러(물론 좋은 쪽으로)의 표본을 보여주며 이 날의 MVP 포인트를 독식했다.
KT의 다음 대진은 오는 21일 락스 타이거즈와의 경기다. 고동빈은 한창 물이 올랐다는 평가 받는 ‘피넛’ 윤왕호와 겨루게 됐다. 같은 킨드레드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MVP 포인트를 가져간 윤왕호를 꺾는다면 다음 도전 상대는 ‘벵 더 정글 갓 기’가 될 것이다. 과연 고동빈이 인간계 최강 정글 타이틀을 넘어서 LCK 최고의 정글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yj0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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