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커리어하이…첫 3할, 대표팀, 황금장갑
눈부신 성장, "더 큰 대회에서 빅리거 상대"
국가대표 유격수 김재호(31, 두산 베어스)가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

이번 시즌 두산의 주장을 맡게 된 김재호는 지난 15일 팀 동료들과 함께 호주 시드니로 출국했다. 우승 전후로 많은 일들이 있어 개인훈련 시간이 부족했지만, 그는 "조급해하면 내 것도 하지 못하게 되니 천천히 하려고 한다. 지난해에는 비축한 것을 시즌 내내 썼다면 올해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시즌 내내 (체력을) 꾸준히 유지하려고 한다"는 계획을 이야기했다.
김재호에게 2015 시즌은 최고의 한 해였다. 처음으로 타율 3할을 넘겼고, 공수를 겸비한 리그 최고 유격수라는 것을 프리미어12 대표팀 발탁과 골든글러브 수상으로 증명했다. 예비 FA이기도 한 올해는 4억 1000만원이라는 연봉을 받게 됐다. 주전 유격수인 동시에 주장으로 활동하게 되어 구단의 기대도 크다.
체력이 약하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했지만, 지난해에는 이런 부분도 극복해낸 모습을 보였다. 또한 장타도 늘었는데, 이 모든 긍정적인 변화의 출발점은 벌크업이었다. 장타력도 좋아진 것 같다고 하자 그는 "2루타가 많이 늘어난 점은 큰 수확이다. 좀 더 많은 장타가 나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심리적인 여유도 생겼다. "한국시리즈까지 뛰어 힘들고 지친 상태에서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도움이 많이 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이번에 해보면서 요령이 생겼다. 예전에는 힘이 떨어지면 불안했는데, 지금은 편안해졌다"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정신적으로 크게 성장한 면도 눈에 띈다. 프리미어12 대표팀 활동은 큰 전환점이었다. 그는 "내 눈높이도 높아졌다. 전보다 큰 것을 보게 됐고, 시야가 넓어지며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생겼다. 한 단계보다 더 많이 올라갔다고 느꼈다. 좋은 선수들을 본 것이 앞으로 야구를 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새로운 동기부여책은 다시 대표팀에 선발되기 위해 노력을 쌓는 것이다. 이번엔 상대가 메이저리거다. 목표를 묻는 질문에 김재호는 "WBC 대표팀이다. 모두가 가고 싶어 하는 대회이기도 하고, 지난해 국가대표를 경험해봤으니 더 큰 대회에서 뛰어보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손시헌과 거의 절반씩 나눠 뛰던 2013년, 처음 풀타임 주전으로 도약했던 2014년에 이어 2015년에는 팀 내에서 더욱 입지를 굳힌 것은 물론 국가대표팀에서도 공수에 걸쳐 없어선 안 될 존재로 거듭났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매년 발전하는 김재호가 이번엔 어떤 놀라움을 안길지 지켜볼 일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