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그토록 김보경(25)을 원했던 이유가 무엇일까. 김보경은 도르트문트전에서 그 이유를 입증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자빌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 친선경기에서 1-4로 패배했다. 전북은 이동국이 전반 10분 득점포를 가동해 영패를 면했다.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그러나 과정을 살펴보면 아쉽지 않다. 도르트문트는 한창 시즌을 소화하고 있고, 분데스리가에서도 2위에 올라 있는 유럽 강팀 중의 강팀이다. 반면 전북은 새 시즌을 준비한지 10일밖에 되지 않은 팀이다.

모든 것이 완성된 도르트문트와 전술 훈련도 하지 않은 전북의 대결의 결과는 어느 정도 예고돼 있었다. 이 때문에 전북은 도르트문트의 친선경기 요청을 몇 차례 거절했었다. 그럼에도 친선경기는 성사됐고 도르트문트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아쉬움만 남는 것은 아니었다. 모든 것이 열세인 상황에서도 전북은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불리함 속에서도 전북은 자신들이 가진 날카로움을 선보였고, 또한 지난 시즌에서 더욱 발전될 모습들을 예고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김보경이다. 이날 이호와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김보경은 공격과 수비를 연결하는 역할을 소화했다. 공격의 시작점이 된 김보경은 아직 선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음에도 좌우 측면과 중앙에 정확한 패스를 뿌려주며 공격의 실마리를 찾았다.
지난 시즌 측면을 주로 이용했던 전북의 공격과 달랐다. 김보경은 2선의 모든 선수들의 침투와 상황을 판단, 최적의 루트로 공격을 펼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전북은 레오나르도와 로페즈가 위협적인 공격을 선보였다.
김보경은 올 시즌 전북이 아닌 감바 오사카의 유니폼을 입으려 했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이 직접 김보경을 만나 설득, 전북의 유니폼을 입게 만들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의아한 시선을 보냈지만, 김보경은 도르트문트전을 통해 그 시선을 거두게 만들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