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승락 "목동이든 사직이든 핑계 댈 것 없다"
땅볼투수 손승락, 수비력이 더 큰 변수
넥센 히어로즈가 2008년부터 작년까지 8년 동안 홈 구장으로 쓴 목동구장은 홈런이 잘 나오는 구장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다른 구장과 비교하면 30% 정도 더 나왔지만, 선수들이 느끼기에는 드러난 수치 이상이다.

손승락은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고, 넥센에서 롯데로 팀을 옮겼다. 많은 이들이 목동구장을 떠날 손승락이 사직구장에서는 훨씬 편하게 던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목동구장의 좌우펜스는 98m, 중앙펜스는 118m, 좌우중간은 113m다. 그리고 펜스 높이는 2m다. 사직구장은 좌우펜스가 95m, 좌우중간은 113m, 중앙펜스는 118m이며 펜스높이는 4.8m다. 목동과 비교하면 좌우중간, 중앙펜스 거리가 같고 좌우 거리는 오히려 3m 짧다. 그렇지만 펜스 높이가 차이가 난다.
사직구장 역시 평균적으로 홈런이 더 많이 나오는 곳이다. 목동구장과 수치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때문에 손승락 역시 구장이 바뀐 것에 성적 영향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손승락은 "목동이건 사직이건 투수는 공이 넘어가면 홈런이고, 안 잡히면 안타다. 핑계를 대지 않고 던지겠다"고 말했다.
그보다는 손승락의 사직구장 성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선수마다 편하게 느끼는 구장이 있고, 불편한 구장이 있다. 손승락에게 사직구장은 편안한 장소다. 통산 사직구장 성적은 19경기 1패 11세이브 평균자책점 2.33이다. 목동구장 성적은 171경기 16승 11패 2홀드 87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이다. 오히려 사직구장 평균자책점이 더 낮다.
중요한 건 야수들의 수비 도움이다. 손승락은 뛰어난 구위로 범타를 유도하는 투수다. 직구와 커터, 슬라이더가 그의 주무기다. 2015년 60이닝 이상 던진 투수 가운데 손승락은 땅볼/뜬공 비율이 1.90으로 전체 4위였다. 즉 땅볼이 뜬공보다 2배는 더 많이 나온다는 이야기다.
이 말은 곧 수비수들이 도와줘야 한다는 것과 통한다. 특히 주자들이 출루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자주 등판하는 마무리투수에는 더 절실하다. 팀을 옮긴 손승락에게 변수가 될 것은 구장이 바뀐 것보다 수비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 물론 기량을 유지한다는 가정에서 말이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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