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대비해 새로운 타격 폼 준비
새 시즌에는 뛰는 야구도 다짐
민병헌(29)과 정수빈(26, 이상 두산 베어스)의 타격 폼 연구는 계속된다.

김현수가 없는 두산 타선은 일대 변혁을 맞이해야 한다. 김현수는 지난해 데이빈슨 로메로가 부진해 4번 타순에서 벗어난 뒤로는 4번에 고정됐지만, 그 이전에는 꾸준히 3번으로 출전했다. 4번은 새로운 외국인 타자로 채우고 새로운 3번을 찾아야 한다.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1번 타순에서 활약했던 민병헌이 가장 유력한 새 3번 후보다. 이미 지난해에 3번이 익숙해질 정도로 경기에 나섰다. 테이블 세터는 정수빈-허경민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새 4번타자가 제 몫을 해준다면 두산은 김현수 없이도 완성도 높은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각각 1번과 3번에 놓일 정수빈, 민병헌은 타격 폼에 변화를 주겠다는 생각도 없지 않다. 정수빈은 지난 15일 인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어떻게 하면 타격이 더 좋아질지 생각했다. 지난해 좋았을 때 폼을 유지하기로 했다. 호주에 가서 연습을 하면서 안 되면 다른 폼으로 할 수 있도록 2~3가지를 생각해놓고 있다"라고 밝혔다.
2014 시즌 후반기 서건창(넥센 히어로즈)의 폼을 자신에게 맞게 적용하며 좋은 성적을 냈던 정수빈은 2015 시즌 다시 새로운 타격 자세를 들고 나왔다. 방망이를 어깨에 붙이다시피 했던 '서건창 스타일' 대신 방망이를 눈으로부터 멀리 떨어뜨린 자세를 택했고, 이 폼으로 한국시리즈 MVP까지 받았다. 슬럼프가 길어지지 않도록 계속해서 폼을 미세하게 수정하며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고, 대안도 미리 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병헌도 마찬가지다. 그 역시 15일 인천공항에서 출국하기 전 "타석에서 달라져야 할 점이 있다. 아마 시즌이 되면 그게 무엇인지 보일 것이다"라고 비장하게 이야기했다. 정확히 무엇이라고 설명하지는 않았으니, 변화를 추구하겠다는 것은 분명했다.
한 가지 힌트는 줬다. 민병헌은 "방망이를 짧게 잡던 것도 변화를 주려고 생각 중이다. 짧게 쥐는 것은 원래 가지고 있는 것이고, 새로운 것에 도전해서 잘 되면 그대로 가고 안 될 때 대비할 수 있는 것도 만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방망이를 쓰더라도 노브(손잡이)를 잡으면 짧게 잡을 때에 비해 길어지는 효과가 생긴다. 배트 컨트롤은 어려워질 수 있지만 더욱 파워 있는 타격이 가능하다.
이들이 기존 타격 폼으로 계속 승승장구하거나 새로운 것에 눈을 떠 성과를 내는 동시에 지난해 원활하지 않았던 '발야구'까지 해낸다면 김현수 공백은 최소화된다. 민병헌은 "현수가 빠져 타선에 공백이 없을 수 없으니 더 뛰어야 한다"는 말로 한 베이스 더 가는 야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수빈 역시 "다리가 아파서 많이 뛰지 못했고, 팀이 작전을 하면서 뛰지 못했던 상황도 있었다. 올해는 하지 말라고 해도 과감히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