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2014년 선수에 이어 투수 코디네이터로 인연
"집에 돌아온 느낌, 넥센이 다시 불러줘 감사하다"
넥센 히어로즈에 '밤 아저씨'가 돌아왔다.

올해 넥센의 육성군 투수 코디네이터로 선임된 브랜든 나이트(41)는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시에 있는 넥센 스프링캠프지에 먼저 도착했다. 그는 17일부터 넥센의 훈련에 참석해 아담 도나치 2군 배터리코치, 데럴 마데이 2군 투수 인스트럭터와 함께 훈련을 관찰했다.
나이트가 넥센에 온 것은 2014년 5월 팀에서 웨이버 공시된 뒤 약 1년 8개월 만이다. 나이트는 오랜만에 만나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오랜만의 재회를 즐겼다. 그는 특히 선수 시절 친하게 지냈던 박병호와 이런저런 농담을 주고 받으며 예전으로 돌아간 듯 익숙한 모습을 보였다.
17일 만난 나이트는 "선수들이 도착하기 전에는 한국말을 다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는데 라커룸에 선수들이 오고 그들이 하는 말을 듣는 순간 '아, 내가 아직 한국말을 기억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집에 돌아온 것 같아 정말 편안하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나이트는 2009년 삼성에 입단한 뒤 2011년부터 넥센에서 뛰었다. 2011년 7승15패로 최다패 투수가 되기도 했지만 2012년에는 16승4패 평균자책점 2.20을 기록하며 최고의 투수가 됐다. 그라운드 안팎의 모범생이었던 그가 2014년 5월 방출 통보를 받은 것은 팀에도, 그에게도 충격적인 일이었다.
나이트는 "당시 정말 믿을 수 없었다. 사실 한국에서 야구를 하면서 내가 기대한 것보다 더 오랜 시간 야구를 했다. 그만큼 많은 정이 들었기 때문에 팀을 떠나는 것이 너무 슬펐다. 그래서 이번에 넥센에서 코디네이터 제안을 했을 때 정말 기뻤다. 지금도 전혀 긴장되지 않고 편안해서 좋다"고 거듭 기쁜 마음을 전했다.
그는 KBO 리그에 없던 투수 코디네이터라는 직함을 달았다. 나이트가 해야 할 일은 2군과 육성군의 투수 관리를 총괄하는 일. 그는 "선수들을 현장에서 가르치는 것은 코치들이 할 일이다. 나는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시스템을 만들어 현장에 전달하는 일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이트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일을 했는지 여기 있는 선수들이 모두 알기 때문에 나의 말을 잘 들어줄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넥센의 투수들은 모두 훌륭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좋은 방향으로 발전해 팀을 좋게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내가 할 역할"이라며 각오를 전했다. /autumnbb@osen.co.kr
[사진] 서프라이즈(애리조나)=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