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은퇴 전 ACL 우승 꼭 이루고 싶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6.01.18 10: 08

'라이언 킹' 이동국(37, 전북)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에 대한 열망을 나타냈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전지훈련 중인 이동국은 17일(한국시간) 숙소인 리츠칼튼호텔에서 “은퇴 전 ACL에서 우승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며 “누구보다 간절하게 이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관중이 꽉 찬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ACL 결승전을 치른다는 생각을 하면 행복하다”고 말했다.
■ 다음은 이동국과의 일문일답.

▲ 전지훈련
- 다른 전지훈련보다 특별한 것 같다. 첫 경기부터 좀 시기적으로 빨랐고. 세계적인 강호와 첫 경기를 했다는 점부터....올해 전훈은 예전과 다른 방향으로 흐르는 것 같다. 브라질처럼 힘들진 않다. 처음 브라질 갔을 때가 가도 가도 끝이 없어서 정말 힘들었고. 전주부터 출발해서 가면 30시간 넘는 시간.
▲ 전훈이 특별한 건 팀의 가능성을 봤나?
- 올해 영입도 이뤄졌고, 매 시즌 10명 이상의 선수들이 꾸준히 바뀌고 있는데 그런 면에서 자칫 잘못하면 혼란이 올 수 있는데, 꾸준히 잘 극복해주고 있고. 각 포지션에서 경쟁을 하면서도 선수 모두가 자신이 베스트로 나갈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는 건 전북의 힘이다. 자신이 중요하다는 걸 스스로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전북 일원이 되면서. 동료가 다치고 안 풀려야 내가 나갈 수 있다는 감정보다는 서로가 함께 하는 시너지를 얻어가면서 그것이 우리의 힘인 것 같다. 권순태가 주장을 맡고 밑의 선수들과 융화를 이루는 것 같아서 기존의 역할을 꾸준히 할 거고.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서 빨리 새 선수들이 팀에 녹아들게끔 역할 할 거다. 매 시즌 기대와 설렘이 있는데, 정말 한 방 해줄 수 있는 동료들이 있다는 것. 미드필드에서 조율을 해줄 이들이 함께 한다는 면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 현재 이동국은 뭘 위해 뛰나?
- 축구선수 이동국이 먼저다. 운동장에서는 나이가 아닌, 내가 가진 것들을 보여주기 위한 시간이다. 항상 긴장되고 설레고. 축구선수 이동국 타이틀이 늘 붙어있으니 재계약에 대한 기분도 좋고 그런 느낌이 있다. 은퇴 후에는 전 축구선수로 나올테니...지금 이 순간 축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 나를 뛰게 하는 힘
- 예전에는 나만 생각했겠지만 지금은 가족과 아이들이 있으니까. 가장으로서 남편으로서 느끼는 아빠의 공통된 마음일거다. 일에 열중하고 있지만 아이들과 가족을 위한 삶이라는 생각이니까. 저 역시 일반 아빠와 다를 것은 없다.
▲ 은퇴 후 계획
- 구체적으로 하고 있진 않다. 누가 들으면 준비를 안 한다고 보일 수 있겠지만 현재 내가 가장 중요한 걸 생각했을 때 축구선수 이동국이 축구로 보여줘야 하니까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는다. 꼭 지도자를 해야기보단 일단 일종의 자격이 아닌가. 지도자 자격증인데, 준비를 해서 자격을 따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은퇴 시점에 따려고 했는데 주변에서도 그렇고 은퇴 이전에 B급까지 보유하고 있는 것이 좋다는 권유를 하더라.
▲ 올 시즌 느낌?
-매년 느꼈지만 전력이 보강됐더라도 쉽진 않을거다. 리그 2연패를 했기 때문에 우리에 대한 견제가 예전보다 훨씬 강해질 테고. 힘들 것 같고. 챔스와 병행하는 입장에서 스케줄이나 이런 등등을 봤을 때도 항상 어려운 부분이 있다. 부상자가 없고,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잘 흘러간다면 지난해와 비슷하게 중반 이후까지도 꾸준히 1위권을 유지해준다면 ACL에 중점을 두면서 K리그는 중반 이후에 승부를 건다는 복안을 갖고 계신 듯 하다.
▲ 데얀 복귀
- 이동국과 맞대결 기대된다는 표현을 했는데, 형님 공경할 줄도 알고 한국사람 다 됐네. 일단 국내 팬들에게 좋은 영향 줄 수 있고. 서울과 울산이 영입을 잘하고 있지만 수원 등도 좀 더 좋은 선수들을 데려와서 좋은 경쟁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물론 더욱 기대되고, 첫 경기가 서울과 경기인데 데얀과 나 둘 만의 경기가 아닌 전북과 서울이다. 우승권의 첫 개막전이니까 기대되고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에두와 데얀 중 굳이 꼽는다면 팔은 안으로 굽으니까. 몇 개월 함께 못했음에도 울더라. 그만큼 정들었다는 의미였으니.
▲롱런비결
-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 성격도 긍정적이고, 어려움을 빨리 쉽게 털어낼 수 있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어려움을 겪으면서 강해졌던 것 같다. 정말 어지간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웃으면서 넘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고. 스트레스가 쌓이고 힘들 수 있겠는데 그런 걸 좋은 쪽으로 받아들이다보면 그것이 롱런의 비결이 아닐까. 굳이 뭘 하고 안 하고를 정해놓기보단 목표를 두되, 좀 여유를 보면서.
▲ 과거 화려했을 때 잘됐다면 지금 뛸까?
- 2002년을 뛰었다면 축구선수 이동국은 지금 없었을 거다. 오히려 그 때 못뛰었던 것이 다행스럽다. 그 때는 너무 어려웠기에 다시 한 걸음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겼던 것 같고. 스스로 더 강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히딩크에게 항상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전북 전성기 구가하는 요인이 있다면?
- 감독님의 역할이다. 훈련 스타일이 기존해온 틀을 딱 갖고 있으니까 노하우도. 새로운 선수들이 빨리 적응하게끔 기존 멤버들이 도와줄 수 있다는 거다. 미팅에서 항상 선수들이 큰 틀에 맞춰갈 수 있게끔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해준다. 지방 팀의 특징? 경기 후에 훈련 후에 수도권 팀들은 축구선수의 삶 이외에 다른 친구들을 만날 때 우린 친구들도 없으니까 우리끼리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이 기회가 많다는 것. 대부분 시간할애를 동료들과 함께하는 영향. 그것이 상당히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개성 많고 젊은 선수들이 많으면 튈 수 있는데 전체가 아우러지면서 그런 것이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은퇴 전에 이루고 싶은 부분
-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열망이 간절하다. 얼마나 더 뛸지 몰라도 정말 매년 기회라고 기회라고 하면서 늘 떠나보낼 때마다 항상 다음시즌을 기약해야 한다는 게 정말 가슴 아팠다. 몇 년 후에는 그런 느낌조차 기회를 얻지 못할 수 있다는 걸 알기에 누구보다 간절하게 준비하고 있다. 2011년에는 아무 생각 없이 MVP를 받았지만 솔직히 우승했더라면 관중이 꽉 들어찬 경기를 뛸 수 있다면....전주성이 만석이었는데, 작년과 재작년에 3만 이상 들어왔을 때 K리그 경기, 그것도 먼 전주가 그렇게 된다는 건 경기를 뛸 맛이 나고. 전북이 확실히 축구 중심이 된다는 걸 느끼게 되는 부분이 있다. 내가 아니어도 동료들이 해줄 것이란 믿음도 있고. 내가 모든 부분을 짊어지기보다는 함께 나눠 부담을 갖고 갈 수 있다는 생각이 중요할 것 같다. 나 홀로 우승 어떻게 하겠나? 나 못지않게 동료들도 우승하고 싶을 테니까.  / 10bird@osen.co.kr
[사진] 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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