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주루 함께, 체력 관리는 따로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이별 준비
올 시즌 미네소타 트윈스에 입단한 박병호(30)는 여전히 넥센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훈련 중이다.

박병호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먼저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시로 건너왔다. 그가 미국 생활에 필요한 절차를 밟는 사이 16일 넥센 선수단이 애리조나 캠프지에 도착했다. 그들은 17일부터 함께 훈련을 시작했다. 텍사스 캠프지인 만큼 박병호는 미네소타 유니폼 대신 넥센 유니폼을 입는다.
박병호는 오전에 넥센 선수단과 함께 수비, 주루 훈련을 소화한 뒤 배팅 연습이 시작되면 따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거나 혼자 티 배팅을 하면서 체력 훈련에 나서고 있다. 넥센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은 박병호가 필요할 때 함께 훈련에 참가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18일 "지난해 (강)정호도 우리와 함께 훈련을 하면서 본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혼자 했다. 정호는 2루 수비도 필요해 내가 따로 지도를 해주기도 했지만 병호는 1루라 기본적인 훈련만 하면 된다. 언제든 필요하면 팀 훈련에 참여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심재학 타격코치는 훈련 중 박병호에게 "깜빡하고 훈련표에 네 이름을 안 넣었다. 아무 데나 편한 조에 들어가서 (배팅 훈련을) 하라"며 환하게 웃기도 했다. 박병호는 잠시 서운한 표정을 짓다가 웃으며 다시 주루 훈련을 위해 선수들과 발걸음을 함께 했다.
박병호는 "며칠 먼저 와서 혼자 훈련을 하고 있었는데 (넥센) 선수들은 언제 오나 계속 기다려졌다. 와서 함께 훈련을 하니까 너무 반갑고 기분좋다. 구단의 배려에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네소타에 가면 야수 훈련은 2월말부터라고 한다. 시간이 있는 만큼 천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싶다"고 따로 웨이트를 하는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강정호, 올해 박병호가 훈련에 참가하는 것처럼 넥센은 떠난 선수들의 '사후 관리'를 함께 하며 의리를 보여주고 있다. 박병호는 넥센 스프링캠프지에서 훈련을 하다가 미네소타 팬 페스티벌을 위해 24일(현지시간) 미네소타로 떠날 계획이다. 이때가 진짜 넥센과의 '안녕'이다. /autumnbb@osen.co.kr
[사진] 서프라이즈(애리조나)=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