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한결같은 최형우(삼성)가 변화를 선택했다. 최형우는 올 시즌부터 방망이 무게를 줄이기로 했다. 그동안 줄곧 930g을 사용해왔지만 이보다 20g 가벼운 910g 짜리 방망이를 잡는다.
20g. 아주 가벼운 무게이나 미세한 차이에도 민감한 선수에게는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그가 방망이 무게를 줄이는 건 스윙 스피드 및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18일 괌 레오팔레스 리조트 야구장에서 만난 최형우는 "20g이라는 게 아주 작은 변화 같아도 어마어마하다. 후반기부터 이제 한 번쯤은 (방망이 무게를) 줄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이어 "방망이 무게를 줄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이른 나이에 방망이 무게를 줄이면 나중에 나이가 들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래서 방망이가 잘맞든 안맞든 930g을 고집해왔다. 올 시즌부터 910g 방망이로 몇년간 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내달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 때부터 새 방망이로 훈련할 계획이다.

삼성의 새 구장은 좌우 펜스 거리가 짧아 타자들에게 유리한 구조다. 리그 최고의 좌타 거포로 꼽히는 최형우의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듯. 그러나 그는 "펜스 거리가 짧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홈런왕 타이틀에 대한 욕심도 없다. 팀이 이기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 4번 타자로서 중요한 상황에서 한 방을 터뜨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최형우는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을 예정이다. 방출과 재입단이라는 우여곡절을 겪었던 최형우가 FA 잭팟을 터뜨린다면 퓨처스 선수들에게 큰 귀감이 될 전망.
그는 FA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과거 언론을 통해 이야기했었는데 나는 연봉으로만 먹고 살았지 FA 자격을 얻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주변 사람들은 데뷔 첫 FA 권리 행사에 해 이야기를 자주 하시는데 나는 크게 신경쓰지 않으려고 한다. 긴장하거나 의식하지 않고 평소 내가 하던대로 하다 보면 시즌이 끝난 뒤 결과가 말해주지 않을까". /what@osen.co.kr
[사진] 괌=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