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커리어하이 함정' 벗어날 방법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6.01.19 06: 00

롯데 커리어하이 6인방, 득점비중 62.1%
손아섭-박종윤 살아난다면 '핵타선'
구단이 전력예상을 할 때에 기준으로 삼는 건 선수들의 최근해 성적이다. 최근 성적이 모든 걸 말해주지는 않지만, 가장 많은 걸 보여주기는 한다. 

간혹 착각을 할 수 있는 게 바로 '커리어하이의 함정'이다. 어떤 선수가 기록한 성적을 이듬해에도 그대로 유지한다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메이저리그 데이터를 분석한 책 '세이버메트릭스 레볼루션(벤저민 바우머, 앤드루 짐발리스트 저)'은 연속시즌 성적 상관관계를 공개했다. 삼진비율과 볼넷비율, 순수장타율(IsoP) 등은 높은 상관관계가 나왔지만, 타율과 장타율, 출루율 등은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 
롯데 선수 가운데 2015년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선수(100타석 이상)는 모두 6명이다. 강민호, 최준석, 정훈, 황재균, 김문호, 오승택은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 그리고 RC(득점 생산)를 올렸다. 
RC는 선수가 팀 득점에 몇 점이나 기여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이들 6명의 2015년 RC 합은 475.44로 팀 득점 765점의 62.1%를 차지한다. 그만큼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던 선수 6명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그리고 6명의 2014년 RC 총합은 322.38로 2015년과 비교하면 무려 153점이 적었다. 즉 롯데 2015년 커리어하이 6인방은 2014년에 비해 2016년 153점을 더 만들어낸 것이다. 이들이 2014년 팀 득점 716점 중 기여한 건 45%였다. 
6명 모두 2016년에도 팀 득점의 60% 정도를 차지하면서 활약을 펼친다면 걱정이 없다. 문제는 그렇지 못했을 경우다. 야구라는 건 언제 어떤 변수가 등장할지 알 수 없다. 데뷔 첫 3할-30홈런-100타점을 올린 최준석과 포수 최초 3할-30홈런을 거둔 강민호 모두 올해에도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겠지만, 한 시즌을 계획하는 구단 그리고 감독은 막연하게 이들을 믿기만 해서는 안 된다. 
조원우 감독은 득점력을 향상시킬 방법으로 팀 배팅을 강조하고 있지만, 반드시 득점력이 이에 비례한다고 장담하기는 힘들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유망주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나타나는 것이지만, 결국은 주전선수가 해결을 해야 한다. 
손아섭은 2015년 큰 폭으로 RC 하락을 겪었다. 2014년 RC 125.67로 팀 내에서 유일하게 세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2015년 89.79에 그쳤다. RC는 경기에 많이 나갈수록 유리한데, 부상으로 1개월 넘게 빠진 것이 치명타였다. 1년 사이 RC 35.88이 하락했고, 이는 곧 롯데가 그 만큼 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손아섭보다 더 극적으로 하락한 건 박종윤이다. 2014년 첫 타율 3할과 더불어 RC 65.37로 팀 6위를 기록했지만, 2015년에는 26.83에 그쳤다. RC 38.54점이 줄어 팀 내에서 가장 하락폭이 컸다. 손아섭과 박종윤 둘의 RC 하락을 더하면 74.42점이다. 
결국 손아섭과 박종윤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한 롯데다. 만약 커리어하이 6인방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활약을 해주는 가운데 손아섭과 박종윤까지 2014년 수준을 회복하면 롯데는 말 그대로 '불방망이'가 된다. 6명의 성적이 조금 떨어진다고 해도, 손아섭과 박종윤이 채워 준다면 문제는 없다. 
손아섭은 옆구리 부상 때문에 스프링캠프에 불참했고, 박종윤은 발등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돼 애리조나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올해 롯데 득점력 키는 이들 2명이 쥐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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