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 어느덧 8번째 1군 스프링캠프 참가...목표는 타격 향상
3년 동안 팀 내 도루 1위. 타율 올라가면 LG '역동적인 야구'도 가능
“여름이 되면 지쳤지만, 티내고 싶지 않았다. 타격 기복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목표다.”

LG 트윈스 유격수 오지환(26)이 다시 한 번 공수주 완전체를 바라보고 있다. 오지환은 지난 17일 인천공항에서 미국으로 향하기에 앞서 2016시즌을 준비하는 마음을 전했다.
먼저 오지환은 “8년째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번처럼 어린 선수들이 많은 경우는 처음이다. 선수들과 함께 더 좋은 팀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며 어느덧 중고참 위치가 된 심정을 이야기했다. 이어 오지환은 “지난해 수비가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고, 팬들께서 투표로 상도 주셨다. 상을 받을 때 그동안 유지현 코치님의 지도에 조금이나 보답을 드린 것 같아서 기분이 좋더라. 앞으로도 더 좋은 수비를 펼쳐서 유지현 코치님이 더 보람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오지환은 프로 입단 첫 해인 2009년부터 1군 무대를 밟았다. 유격수 포지션이 강하지 않았던 팀 사정상 예상보다 빠르게 출장기회를 얻었고,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에는 골든글러브 후보까지 올라섰다. 많은 실책과 삼진으로 누구보다 힘든 신예 시절을 보냈으나, 포기하지도 좌절하지도 않았다. 2013시즌부터 수비가 안정됐고, 2015시즌에는 유격수로서 수비범위·송구·포구 등 모든 면에 있어서 최정상급이란 평가를 받았다. 연차와 기량 모두에 있어 팀의 중심이 됐다.
오지환 또한 자신의 위치를 생각하며 책임감을 강조했다. 같은 포지션에 자리한 강승호(22)·장준원(21)과 함께 스프링캠프를 보내는 것을 두고 “우리 팀이 약하다는 평가가 많은데, 그만큼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 중요하다고 본다. 수비에 있어서 승호와 준원이에게 내가 가진 경험을 전해주고 싶다. 코치님에게도 많이 배우겠지만, 선수로서 경험도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리더 역할도 이야기했다.
LG는 2016시즌 ‘역동적인 야구’를 테마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보다 활발한 주루플레이를 통해 득점력을 높이려 한다. 유지현 주루코치는 올 시즌 ‘역동적인 야구’를 이끌 세 명의 선수로 오지환·정주현·안익훈을 지목한 상황. 오지환은 이 부분을 두고 “감독님께서 활발하고 세밀한 야구를 하겠다고 밝히신 만큼, 이를 제대로 수행하겠다”며 돌격대장 역할을 자처했다. 실제로 오지환은 2013시즌부터 3년 동안 팀 내 최다도루를 기록 중이다.
오지환의 마지막 과제는 타격이다. 큰 타구를 날릴 수 있는 힘과 기술이 있으나, 매 시즌 타율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시즌 초에 상승세를 타다가 슬럼프에 빠졌고, 기복이 반복됐다. 지난해에도 오지환은 바뀐 타격 폼을 앞세워 시범경기부터 맹타를 휘둘렀고, 4월 중순까지 3할을 유지했다. 그러나 한 번 기세가 꺾이자 타율이 급감했다. 타순도 1번에서 하위타순으로 내려갔다.
양상문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오지환이 타격 기복을 겪는 원인을 백업 유격수 부재로 진단했다. 그동안 오지환을 백업할 유격수가 없었기 때문에, 오지환이 항상 체력문제를 안고 시즌을 강행해왔다는 것이다. 2016시즌에는 강승호와 장준원을 백업 유격수로 낙점, 오지환의 컨디션을 관리할 계획이다. 오지환이 타격 슬럼프에 빠지거나 체력적으로 지칠 때 한 두 경기 쉬어간다면, 오지환의 타격 성적 역시 좋아질 것이라 예상했다.
오지환은 이 부분을 두고 “솔직히 여름이 되면 체력적으로 지친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절대로 티내고 싶지 않았다.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느꼈고, 내 자리에 충실하고 싶었다”며 “타격 기복이 이런 것과 연관되어 있는 것도 같다. 때문에 올해는 기복을 최대한 줄이는 게 목표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타격훈련과 수비훈련의 비율을 6대4 정도로 가져갈 계획이다. 매년 수비에 더 비중을 뒀었는데 올해는 타격에 더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LG는 매년 오지환의 성장 정도에 따라 팀 전력이 좌우됐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2013시즌과 2014시즌 역시 오지환의 향상된 수비가 팀에 큰 힘이 됐다. 오지환이 기복을 떨치고 높은 타율을 기록할 때, LG 역시 목표로 삼은 ‘역동적인 야구’에 한 걸음 더 다가갈 것이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