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 전향' 이형종, 6년 만에 1군 스프링캠프 참가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2016시즌 중후반 1군 복귀 목표
LG 트윈스 외야수 이형종(27)에게 이번 스프링캠프는 감회가 남다르다. 무려 6년 만에 1군 스프링캠프를 떠나는데, 포지션도 6년 전과 달리 투수가 아닌 외야수다. 야수 전향 1년 만에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LG 외야진의 미래로 올라섰다.

이형종은 지난 17일 인천공항에서 선수단과 함께 미국 애리조나로 향하며 “6년 만에 스프링캠프다. 작년 이맘때에는 2군에 있었지만, 2군 캠프도 참가하지 못했었다. 이천에서 겨울을 보냈다. 타자로 맞이하는 첫 번째 캠프인 만큼, 느낌도 뭔가 다른 것 같다”면서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정말 바쁘고 힘들 게 보냈던 것 같다. 하지만 앞으로도 해야 할 것들이 많다. 아직 내가 갈 길은 많이 남아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형종은 재작년 10월부터 배트를 잡았다. 2012년 11월 군복무를 마치고 LG로 돌아왔고, 투수로서 재기를 꿈꿨으나 반복된 부상이 이형종의 발목을 잡았다. 야수 전향 당시 이형종은 “꾸준히 어깨와 팔꿈치가 아팠다. 부상과 재활이 반복되다보니 위축됐고, 결국에는 타자를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심적으로 쉽지는 않았다. 어릴 적부터 투수 포지션에 대한 애정이 컸다. 그래도 타자를 하다 보니 통증이 줄어들었다. 어깨와 팔꿈치에 통증이 있기는 해도 참을 수 있는 정도다”고 말한 바 있다.
누가 봐도 모험이었지만 이형종은 빠르게 결과를 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39경기에 나서며 타율 3할5리(105타수 32안타) 출루율 4할9리 장타율 0.390을 기록했다. 외야수비에도 빠르게 적응했다. LG 송구홍 운영팀장은 지난해 11월 “형종이가 타자로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당장은 모르겠지만, 앞으로 2년 안으로 우리 팀 우타 라인에 힘을 보태는 선수가 될 것 같다. 외야진 리빌딩에 새로운 중심축이 될 수 있다”고 이형종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형종은 타자로 보낸 지난 1년을 돌아보며 “확실히 야수가 투수보다 훈련양이 많았다. 타격 수비 주루를 모두 새롭게 배웠고 적응하느라 매일매일이 힘들었다”며 “도움을 주신 코치님들이 없었다면, 절대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처음 타자로 전향했을 때 힘을 실어주신 최정우 수석코치님, 그리고 서용빈 최동수 김우석 코치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이번에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코치님들 덕분이다”고 주위에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형종은 “처음에는 수비가 좀 더 적응하기 쉬웠지만, 하다 보니 수비 역시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금 나는 수비와 타격 모두에서 전력을 다해야 한다”며 “그래도 투수를 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투수를 생각하며 수비를 하게 되더라. 안타가 나오더라도 상대 주자에게 최대한 베이스를 덜 주는 수비를 하고 싶다. 3루타는 2루타로, 2루타는 안타로 막는 수비를 하는 게 중요하다. 투수에게 도움을 주는 외야수가 되고 싶다”고 외야 수비력을 강조했다.
이제 이형종의 목표는 잠실구장 타석이다. 이형종의 최근 1군 기록은 2010년 5월 23일 잠실 두산전. 당시에는 선발투수였지만, 지금은 투수가 아닌 타자로 잠실구장 타석에 설 날을 고대하고 있다. 이형종은 “6년 만에 잠실구장을 밟게 된다면 긴장보다는 설렘이 클 것 같다. 올해 목표는 시즌 중후반까지 1군에 들어가서 잠실구장 타석에 서는 것이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기지만, 8월 혹은 9월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