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구원왕' 황규봉, 투수계의 큰 별이 지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6.01.20 06: 00

프로야구 계의 또 하나의 별이 졌다.
삼성 라이온즈 원년 멤버로 활약했던 투수 황규봉이 지난 18일 대장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63세의 나이. 황규봉은 경북고등학교, 고려대학교를 졸업해 한국화장품을 거쳤으며, 삼성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한 바 있다. 1982년부터 1986년 동안 삼성 선수로 통산 154경기에 등판, 48승 29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3.08을 기록했다.
황규봉은 고교시절부터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1970년 초 이선희와 함께 경북고의 여러 차례 우승을 이끌었다. 고려대학교에 진학한 후에는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1973년 필리핀 아시아 야구선수권 대회 참가 당시에는 숙소에 불이 나는 사건으로 인해 고소공포증을 앓았다. 하지만 약 2년의 시간이 흘렀고, 대학교 4학년 때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대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실업팀인 한국화장품의 창단 멤버로 활약했고, 1982년 프로야구 출범 당시 삼성의 초대 멤버로 정식 프로 선수가 됐다. 황규봉은 삼성이 자랑하는 마무리 투수였다. 시즌 초 선발 투수였던 황규봉은 후반기부터 구원 투수로 활약하며 팀의 후반기 우승을 이끌었다. 동시에 9구원승, 11세이브를 수확하며 최초의 최우수구원투수상 수상자가 됐다. 삼성의 통산 1호 세이브의 주인공 역시 황규봉이었다.
이듬해 6승(4패) 평균자책점 3.67로 다소 주춤했지만, 1984년 다시 한 번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다. 30경기에 등판해 10승 2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3.25의 성적. 승률 8할3푼3리를 기록하며 최우수승률투수상을 거머쥐었다. 1983~1984시즌을 합쳐 11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고, 프로 첫해였던 1982년에는 8회까지 퍼펙트게임을 펼치는 기록적인 경기를 하기도 했다.
황규봉은 1986년을 끝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던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은퇴 후에는 삼성의 투수 코치를 역임했으나 길지 않았고, 야구계를 떠났다. 그리고 지난 18일 대장암으로 투병하던 중 세상을 떠났다. 적지 않은 나이에 프로야구가 출범됐으며 프로 생활 5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가 아마추어 시절부터 보여준 투수로서의 능력은 야구팬들의 가슴에 오랫동안 잊혀 지지 않을 것이다. /krsumin@osen.co.kr
[사진] 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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