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제주)이 드디어 터졌다. 신태용호에 긍정바람을 불어 넣었다.
한국은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아라비 스타디움에서 열릴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C조 3차전 이라크와 경기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은 2승 1무로 승점 7점을 기록,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올림픽 최종예선서 23승 9무로 32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신태용 감독은 이라크전을 맞아 선수 대부분을 바꿨다. 원톱에 김현을 세우고 좌우 측면 공격진으로 김승준(울산)와 유인수(FC 도쿄)를 기용했다. 김현의 뒤에서 공격을 지원하는 중앙 미드필더는 이영재(부산)가 맡았다.
전술적인 변화도 있었다. 선수 변화 뿐만 아니라 4-2-3-1의 포지션으로 변경해서 이라크와 맞섰다. 김현은 경기 시작부터 자신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189cm의 김현은 헤딩을 통해 기회를 엿봤다.
그의 장점이 빛나는 시간은 빨랐다. 전반 8분 이창민이 문전으로 올린 크로스를 머리로 정확하게 받아 넣었다.
10개월여만의 골이었다. 지난해 3월 27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AFC U-23 챔피언십 예선 1차전 브루나이와 경기서 1골을 기록했다. 긴 시간 동안 침묵했던 득점포가 이라크를 상대로 터졌다.
1-2차전서 모두 교체 출전했던 김현은 자존심이 상할만 하다. 장신 원톱 공격수였던 그는 신태용 감독이 꾸준히 불렀다. 하지만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문전에서 파괴력 높은 모습을 보여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 결과 주전경쟁에서 '막내' 황희찬(잘츠부르크)에게 밀리고 말았다. 하지만 개의치 않고 노력했다. 훈련에 성실히 임하면서 자신에게 올 기회를 기다렸다.
결국 이라크전서 자신의 무기인 머리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그의 득점포는 신태용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황희찬과 류승우(레버쿠젠) 등 해외파 선수들의 활약도 중요하지만 국내파의 대표적인 선수인 김현의 골이 터지면서 밸런스를 맞추게 됐다.
또 작은 신장에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공격수들과는 다른 스타일인 김현의 활약이 이어지면서 신태용호의 새로운 공격옵션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된 상황. 그리고 주전경쟁에 긴장감을 불어 넣는 등 김현의 득점은 여러가지 의미를 가지게 됐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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