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 길렌워터(28, LG)의 득점포는 알아도 막을 수 없었다.
창원 LG는 20일 잠실체육관에서 개최된 2015-2016 KCC 프로농구 5라운드서 서울 삼성을 97-90으로 제압했다. LG(14승 27패)는 8위 SK(15승 26패)를 한 경기 차로 추격했다. 홈 10연승이 좌절된 삼성(24승 18패)은 공동 3위서 5위로 밀렸다.
LG는 최근 7경기서 5승을 거두며 탈꼴찌에 성공했다. 제대로 탄력 받은 LG는 누구도 상대하기 껄끄러웠다. KBL 득점 1위 길렌워터와 김종규가 버틴 골밑은 어느 팀을 만나도 경쟁력이 있었다. 여기에 샤크 맥키식이 적응을 마치며 LG는 무서운 팀이 됐다.
경기 전 이상민 감독은 “길렌워터는 막고 싶다고 막을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그래도 길렌워터가 LG 득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른 선수에게 득점을 주더라도 길렌워터를 최대한 막겠다”고 선언했다.
이상민 감독의 봉쇄작전에도 불구, 길렌워터는 유감없이 재능을 뽐냈다. 그는 1쿼터부터 11득점을 폭발시켰다. 막강한 파워과 체격을 동반한 골밑플레이가 위력적이었다. 외곽슛과 자유투는 부드러웠다. 길렌워터는 3점슛 능력까지 동반했다. 벌금을 불사하는 다혈질 성격에 폭발적인 득점능력은 드마커스 커즌스를 연상시켰다.
길렌워터의 득점쇼는 계속됐다. 2쿼터에는 힘으로 밀고 들어가 계속 자유투를 얻어냈다. 빅맨치고 슛이 좋기 때문에 파울도 소용없었다. 길렌워터는 전반에만 21점을 쏟아냈다. 이상민 감독의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샤크 맥키식의 가세로 길렌워터는 후반전 체력이 방전되는 약점도 사라졌다. 3쿼터 길렌워터는 다시 12득점을 퍼부었다. 맥키식의 패스를 받아 터트린 리버스 덩크슛은 백미였다. 길렌워터는 매 쿼터마다 10득점 이상을 쏟아내는 폭발력을 과시했다. 그의 활약에 LG는 76-60으로 크게 앞서며 4쿼터를 맞았다.
4쿼터 해결사로 투입된 길렌워터는 총 39득점을 터트리며 LG의 승리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삼성이 파울로 저지했지만, 자유투까지 좋은 길렌워터를 막기는 어려웠다. 길렌워터는 4쿼터 종료 3분 22초를 남기고 라틀리프를 막다 5반칙 퇴장을 당했다. 판정에 불복한 그는 항의하다 테크니컬 파울까지 받았다.
LG는 위기를 잘 넘겨 승리를 지켰다. 길렌워터(39점, 11리바운드)는 라틀리프(25점, 10리바운드, 7어시스트)와의 센터싸움에서도 판정승을 거뒀다.
LG는 올 시즌 사실상 6강 진출이 어려워졌다. 단신외국선수가 잦은 부상과 이탈로 제 구실을 하지 못한 영향이 크다. 그 와중에 길렌워터는 꾸준히 제 몫을 다해줬다. 길렌워터가 보여주는 든든함은 LG에게 다음 시즌에 대한 희망을 엿보게 한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잠실체=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