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는 적응이 관건
이달 안에 에반스 호주 합류시킬 방침
두산 베어스가 닉 에반스(30)와의 계약을 마무리하고 이달 안에 스프링캠프에 합류시키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구단은 이미 에반스와의 계약이 임박했음을 밝혔다. 영입 절차가 마무리되면 곧바로 팀의 전지훈련지인 호주 시드니로 건너간다. 김태룡 단장은 “계약 절차가 끝나면 바로 호주에 갈 것이다. 이달 안에는 가도록 준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에반스는 두산의 차선책이다. 김 단장은 “3월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며 팀의 우선순위에 있던 선수가 여전히 메이저리그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음을 암시했다. 이에 1순위로 점찍었던 선수가 아직 메이저리그 구단의 40인 로스터에 있는 선수인지 물었을 때는 “그렇다”고 답했다.
알려진 대로 에반스는 1년 전에도 두산의 고려 대상이었으나, 잭 루츠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김태형 감독 영향이 컸다. 김 단장 역시 “(에반스는) 지난해 성적도 좋고, 1년 전에도 리스트에 있었던 선수인데 (김 감독이) 3루수를 원해 협상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미국에서 주 포지션이 1루수였던 그는 좌익수와 3루수도 소화가능하다.
허경민의 3루 정착과 김현수의 이탈로 상황이 바뀐 지금은 두산에도 에반스의 자리가 있다. 물론 최근 성적과 포지션이 전부는 아니다. “아무리 좋은 면을 보고 뽑아도 실패할 수 있다. 한국야구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김 단장은 적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코칭스태프와 프런트라면 거의 모두가 동의하는 내용이다.
에반스는 기본적으로 출루 능력을 갖추고 있어 적응만 한다면 수준급 활약을 펼칠 가능성이 충분하다. 빅리그 성적을 기준으로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와 비교해도 비슷한 편이다. 40.8타석에 홈런 하나씩을 때렸던 에반스는 30.14타석마다 홈런 하나를 날린 테임즈에 비해 홈런에선 뒤졌지만 OPS는 .725로 .727인 테임즈에 크게 밀리지 않는다.
마이너 성적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표본 크기도 다르다. 마이너 통산 OPS가 .892였던 테임즈는 .832인 에반스에 우위를 보인다. 하지만 테임즈는 394경기만 뛴 반면 에반스는 1061경기나 출장했다. 현실적으로 잠실을 홈으로 쓰는 선수에게 테임즈 급의 성적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보다 낮은 성적이라 하더라도 적응만 순탄하다면 4번 타순을 지킬 만큼의 성적은 올릴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빨리 팀에 합류해 훈련하는 것이 좋다. 타격은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수비는 그렇지 않다. 또한 팀 분위기에 융화되는 동시에 한국 야구와 문화에 대해서도 익히는 시간을 갖기 위해 스프링캠프 합류가 너무 늦어선 곤란하다.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더 오래 기다릴 수 없어 차선책으로 방향을 틀게 된 만큼 이달 안에 에반스가 호주로 들어오는 것이 두산으로서는 좋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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