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거대 자동차 제조사 지엠(GM)의 미래 먹거리를 대비한 최근 행보가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타트업에 자금을 투자하고 기업을 인수하는 방향성이 종전과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20일(한국시간) 쏟아진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지엠은 스타트업 기업인 ‘사이드카(Sidecar)’를 인수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지엠의 대변인은 “20명에 이르는 사이트카 인력과 자산을 인수한 것이 맞고, 인력은 지엠의 도심 자동차 운행팀(urban mobility team)에 배치 됐다”고 밝혔다. 인수 조건은 공개 되지 않았지만 블룸버그 통신은 최소 3900만 달러는 들였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3900만 달러는 사이드카가 영업을 접기 전, 펀딩 시도에서 폭표로 했던 금액이다.
‘사이드카’는 ‘우버’와 ‘리프트’ 같은 라이드 셰어링(ride sharing,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다. 자동차 부품회사도 아니고, 혁신적인 파워트레인 기술을 가진 기업도 아니다. 인수대상 기업으로 일견 생뚱맞은 느낌도 있다. 그런데 최근 지엠이 보인 행보에 답이 있다.

2012년 후발주자로 라이드 셰어링에 뛰어든 사이드카는 우버나 리프트와의 경쟁에서 실패해 작년 12월 영업을 접은 회사다. 그렇지만 사이드카는 P2P 공유를 기반으로 한 라이드 셰어링 개념을 최초로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지엠은 이번 인수를 통해 사이드카가 보유하고 있는 관련 특허도 획득했다. 지엠의 인수 이유가 설명 되는 대목이다.
지엠의 사이드카 인수가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는 지엠이 최근 리프트(Lyft)에 5억 달러(약 6,082억 원)나 되는 거액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리프트’는 ‘우버’와 함께 대표적인 라이드 셰어링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서비스를 요청하면 주변에 있는 개인 드라이버가 달려와 택시처럼 이용할 수 있는 이동 서비스다.
지엠은 이 투자 조건으로 리프트에 차량을 공급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리프트의 기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굳이 자차를 소유하지 않고도 기사로 등록할 수가 있다. 차는 지엠이 공급하는 차를 이용하면 된다. 지엠이 리프트에 투자한 이유에는 자율주행차 시장에 대한 욕심도 있다. 자율주행차를 리프트 서비스에 도입하려는 의도다. 지엠과 리프트는 자율 주행차를 이용한 무인 택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지엠의 이 같은 행보는 미래 운송수단에 대한 개념의 변화에 기초하고 있다. 스위스 다보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은 불과 10년 안에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운송수단으로서의 자동차는 ‘소유’에서 ‘공유’의 개념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엠의 최근 행보는 이 같은 ‘머지 않은’ 미래를 대비한 것으로 해석 될 수 있어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100c@osen.co.kr
[사진]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