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베테랑, 함평 챌린저스 필드서 구슬땀
“몸 만들기 OK” 대만족
KIA 타이거즈 베테랑들이 국내에 남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KIA는 올해 처음으로 이원화로 캠프를 치르고 있다. 본진은 김기태 감독의 지휘 하에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에서 훈련하고 있다. 주장 이범호를 비롯해 신종길, 임준혁 등이 중고참급에 속한다. 반면 김원섭, 김병현, 김주찬, 김광수, 윤석민 등 9명의 선수들은 함평 기아 챌린저스 필드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애리조나에선 젊은 선수들이 집중 훈련 속에서 내부 경쟁을 펼친다. 고참급 선수들은 함평에서 다소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훈련하도록 했다. 김기태 감독은 “30대가 넘은 고참 선수들이 장기간의 훈련일정을 소화한다면 첫 날부터 끝날 때까지 완벽하게 훈련하기 힘들다. 체력 안배를 해줘야 한다. 그 정도 레벨이면 이제 자신들이 몸을 만들 줄 안다”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베테랑 선수들의 훈련은 그리 길지 않다. 오전 10시 워밍업을 시작으로 컨디셔닝,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한다. 이후 투수조는 캐치볼과 펑고, 야수조는 티배팅, 토스, 펑고를 하면 공식 훈련 일정은 끝이 난다. 중식 이후 훈련은 자율에 맡겨져 있다. 정회열 KIA 퓨처스 감독은 “주로 체력 훈련을 하는 스케줄이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10년 이상 한 선수들이다. 의사를 존중해서 훈련을 시키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 역시 미국에서 꾸준히 연락을 하며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정 감독은 “오늘 아침에 미팅을 할 때도 감독님이 전화를 주셨다. 야수조 고참 원섭이, 투수조 고참 병현이와 통화를 해서 격려해주셨다. 떨어져 있어도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는 것이다”라고 했다. 베테랑들의 반응도 뜨겁다. 또 자율이라고 해서 마냥 편하게 훈련하는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
윤석민은 “늦게 시작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시범경기나 시즌 막판에 가면 선수들이 녹초가 돼있는 경우도 많이 봐왔다. 이런 시스템은 좋은 것 같다. 모범적인 사례인 것 같다”면서 “감독님이 저희를 믿어주신 것이라 더 열심히 하고 있다. 중요한 건 감독님 배려로 운동하고 있는 선수들이 시즌에 좋은 성적을 내야 좋은 결과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야수조 고참 김원섭도 “완전 찬성한다. 처음 미국에 간다고 했을 때 걱정이 됐다. 시차 적응도 해야 하고 비행기를 많이 타야 한다”면서 “한국에 남아도 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스케줄이 그렇게 나와서 좋았다. 웨이트을 더 많이 할 수 있고 체력 훈련도 더 하고 넘어갈 수 있으니 좋은 것 같다. 베테랑들은 기술 훈련을 한다고 야구가 늘고 그럴 단계는 아니다”며 반색했다.
한편 함평에 남아있는 베테랑들은 2월 1일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가 본진과 합류할 예정. KIA는 2차 캠프 때부터 완전체로 남은 훈련을 소화한다. /krsumin@osen.co.kr
[사진] 함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