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배하러 가야합니다".
문경은 감독이 이끄는 서울 SK는 21일 서울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 경기서 김선형(19점, 8어시스트, 3스틸)과 박승리(20점, 6리바운드)의 활약에 힘입어 83-73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SK는 2연승에 성공했다. 특히 올 시즌 동부를 상대로 4연패를 끊고 첫 승을 챙겼다.

잠실학생체육관에는 반가운 손님들이 찾았다. 김선형을 응원하는 열혈 응원단. 바로 경기도 용인의 장애인 보호시설인 양지 바른의 원생들과 관계자들.
이들이 경기장을 찾은 이유는 김선형이 올스타전 MVP 상금을 기부하기 위해서다. 김선형은 지난 올스타전에서 MVP를 수상한 뒤 상금을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선형이 양지 바른과 인연을 맺은 것은 KBL 징계를 위해서였다.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20경기 출전 정지와 함께 60시간의 봉사활동 처분을 받은 김선형은 징계를 마친 뒤에도 꾸준히 양지 바른을 찾았다.
허남영 코치와 함께 6차례 더 방문한 그는 이방인이 아닌 가족과 같았다. 봉사활동을 모두 채운 뒤에는 원생들과 함께 놀았다. 문경새재로 소풍도 다녀왔고, 함께 노래방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래서 양지 바른 원생과 관계자들은 김선형에게 서스럼 없이 다가선다. 농구 스타가 아니라 형과 동생의 역할이다. 김장도 함께 하고 청소도 하면서 만들어낸 관계다.
봉사활동에 대해 강조한 선수들은 많지만 김선형처럼 꾸준히 이어가는 선수는 많지 않다. 그는 "숙소에서 가까워서 시간 날 때 가게 된다. 특별히 무엇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같이 시간을 보내면 좋다"고 말했다.
김선형의 방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시즌을 마치고 좀 더 큰 일을 벌인다. 김선형은 "시즌을 마치고 나면 봄이 되니 도배를 해야 한다. 이미 선생님들과 이야기가 끝났다"고 말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SK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