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 9연승, 이정철 감독 "연승 말도 안 꺼낸다"
"불안요소 많이 사라졌다, 공 연결 동선 좋아졌다"
"가능하면 선수들한테 잔소리도 덜 하려고 한다.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IBK 기업은행은 프로배구 여자부 NH 농협 2015-2016 V리그 5라운드에서도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안방인 화성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KGC 인삼공사전까지 가볍게 세트스코어 3-0으로 잡아내며 9연승을 질주했다.
직전 경기에서 현대건설에 완승을 거두고 선두를 탈환했던 IBK는 이제 장기독주 체제까지 갖췄다. 멤버는 우승을 노리기에 충분했지만, 시즌 중반 고전했던 IBK는 탄탄한 전력에 리즈 맥마혼까지 경기를 거듭할수록 기량이 성장하고 있다.
IBK의 9연승은 이정철 감독의 스타일까지 바꿔놓고 있다. 엄격한 지도자인 이 감독은 평소 선수들을 자식처럼 대한다. 따뜻한 시선을 놓지 않지만, 그래서 더욱 잔소리도 많다. 소속팀에서도, 국가대표팀에서도 이 감독은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감독은 21일 경기가 끝난 뒤 연승을 달리고 있기 때문에 잔소리도 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끼리 판단하고,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감독은 단지 선수들에게 연습 분위기를 만들어 주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9연승, 당연히 팀 분위기도 좋고 감독도 흥이 난다. 그렇지만 이 감독은 "연승에 대한 건 입밖에 꺼내지도 않는다"면서 "선수들에게도 늘 '연승에 신경쓰지 말고, 당장 주어진 다음 경기만 생각해라'고 주문한다. 결국 배구는 선수가 하는 것인데, 공중전이 중요한 배구에서 선수의 집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마인드를 다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이 감독은 좋은 분위기 속에서 선수 칭찬은 빼놓지 않았다. "가면 갈수록 서로 믿음이 정착된 것 같다. (믿음이)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를 해야겠다"고 말한 이 감독은 "지금은 불안요소가 많이 사라졌다. 감독은 (9연승보다) 그게 더 흡족하다. 확실히 공이 연결되는 동선은 초반보다 좋아졌다"고 말했다.
IBK의 고공행진은 좋은 팀 분위기 덕분에 한동안 더 이어질 전망이다. 이 감독은 들뜨지 않게, 그리고 차분하게 상승세를 이어갈 방법을 알고 있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