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토크] '욕심쟁이' 송성문이 좌타자가 된 이유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01.22 13: 00

"타격에 소질" 코칭스태프에 정평
수비까지 보완해 1군 안착이 목표
넥센 히어로즈 2년차 내야수 송성문(20)은 지명 당시부터 "야구 욕심이 많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5년 2차 5라운드에서 넥센에 지명된 송성문은 고3이었던 2014년 15경기 62타수 29안타 18타점 14득점 타율 4할6푼8리로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한 타격 기대주다. 당시 넥센 스카우트는 "성문이는 벌써 3년 뒤, 5년 뒤 야구 목표를 정해놓고 있더라"며 그의 야구 의욕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송성문은 2014년 말 대만 유망주 캠프에서 염경엽 감독의 지시로 3루수에서 2루수로 전향하기도 했다. 그는 부상으로 빠진 서건창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5월 8일 1군 엔트리에 처음 등록된 뒤 5월 9일 목동 KIA전에서 데뷔 첫 안타를 좌전 적시타로 날리며 눈도장을 찍었다. 올해 1군 기록은 7경기 12타수 3안타.
그는 퓨처스에서도 79경기 278타수 86안타(4홈런) 45타점 50득점 타율 3할9리 장타율 4할3푼2리를 기록하며 히트 상품을 예고했다. 볼넷(34개)이 삼진(32개)보다 많아 선구안이 좋다는 스카우트의 평가를 입증했다. 그는 한 단계 발전한 모습으로 데뷔 2년차에 처음으로 미국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9일(한국시간) 애리조나 캠프에서 만난 송성문은 "입단했을 때는 과연 내가 프로 선배님과 했을 때 뒤쳐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하다 보니까 자신감이 좀 생긴 것 같다. 내년이 더 기대되고 내후년이 더 기대된다. 코치님에게도 지난해보다 더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 성적 그런 것은 생각 안하고 발전됐다는 말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프로 1년을 보낸 소감을 밝혔다.
송성문의 야구 욕심이 타고난 것임을 드러내주는 일화가 있다. 원래 오른손잡이인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리틀야구에서 재미를 위해 왼손으로 공을 쳐보다가 느낌이 좋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바로 감독에게 달려가 왼손으로 타격하고 싶다는 말을 했고 그뒤로 그는 좌타자가 됐다. 송성문은 "어렸을 때인데도 감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욕심이 정말 많았던 것 같다"고 했다.
그의 아버지도 아들의 야구 욕심을 북돋웠다. 야간 훈련도 없던 리틀 야구 시절 그의 아버지는 볼풀 공을 1박스(200개) 사온 뒤 훈련을 마치고 온 그에게 타격 연습을 시켰다. 어업 일을 하는 할아버지는 그에게 타격 그물을 만들어줬다. 송성문은 "아버지가 시키시긴 했지만 배팅이 잘 안되면 될 때까지 치고 싶어서 아버지가 말려도 손에 물집잡힐 때까지 치곤 했다"며 웃었다.
그렇게 타격에서 어느 정도 기틀을 갖춘 송성문이 요즘 매달리는 것은 수비. 송성문은 "지난해보다는 1군 기회를 더 많이 받고 싶은데 백업으로라도 있으려면 수비가 필수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내야 수비를 체계적으로 배울 기회가 없었는데 프로에 와 채종국 코치님, 홍원기 코치님한테 배우면서 실력이 늘어나는 게 보이니까 재밌다"고 말했다.
입단 후 2루수로 변신한 송성문이 언젠가 뛰어넘어야 할 대상은 서건창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배워야 할 대상. 송성문은 "서건창 선배와 함께 뛸 시간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 캠프에서 처음 같이 한다. 공수주 모든 것을 배우고 싶다. 김민성 선배도 옆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배울 게 많은 선배"라며 눈을 반짝였다. /autumnbb@osen.co.kr
[사진] 서프라이즈(애리조나)=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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