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와트 외엔 타 팀 출신 외국인 선수 없어
새로운 얼굴 활약도가 팀 성적 좌우
KBO리그 각 팀의 외국인 선수 영입이 거의 막바지 단계다. 이번에는 다른 팀에서 내놓은 선수를 데려가는 케이스가 거의 없는 점이 눈에 띈다.

현재 KBO리그 각 팀은 대부분 외국인 선수 계약을 마쳤다. 작업을 끝내지 못한 팀은 셋이다. 두산이 타자 한 자리를 채우지 못했고, 투수 1명을 채워야 하는 LG는 적임자를 찾고 있다. 에스밀 로저스와 재계약한 한화는 나머지 2명을 더 데려와야 한다.
이 중 새로운 선수와의 계약이 진행 중인 케이스도 있다. 두산은 계약 발표를 앞둔 닉 에반스 영입이 확정되면 외국인 농사가 끝난다. 한화로 빅리그 출신 거포 윌린 로사리오와의 몸값 조율이 끝나면 큰 조각 하나를 채운다. 그렇게 되면 LG와 한화의 외국인 선수 한 자리씩만 남는다.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트렌드는 ‘새 얼굴’이다. 기존에는 각 팀이 KBO리그 경험이 있는 다른 팀 출신 외국인 선수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검증된 선수를 확보하며 위험을 최대한 줄여 장기 레이스에 대비하는 포석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트래비스 밴와트(kt)를 제외하면 소속 팀과의 재계약에 실패한 뒤 새 직장을 구한 선수가 하나도 없다. 밴와트 역시 2015 시즌 중 타구에 손목을 맞는 부상만 당하지 않았다면 kt에 오는 일 없이 SK와 재계약했을지 모른다.
에반스와 로사리오가 각각 두산, 한화와 사인하게 되면 밴와트 외엔 재활용 외인은 없을 가능성이 크다. LG도 루카스 하렐을 대신한 외국인 투수를 신중하게 찾고 있는 만큼 뻔한 선수를 데려올 확률은 적어 보이고, 한화 역시 이번에는 검증된 카드 대신 더 나은 성적을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1년 전과는 큰 차이다. 지난 시즌(개막전 기준)엔 버림을 받고 새 팀을 찾아 다시 KBO리그의 문을 두드린 선수가 5명이나 있었다. 헨리 소사와 브래드 스나이더는 2014 시즌 종료 후 각각 넥센, LG와 재계약하지 못한 뒤 유니폼을 바꿔 입었고, 한화는 롯데의 쉐인 유먼, 2012년 삼성에서 뛴 미치 탈보트를 얻었다. 꾸준했던 크리스 옥스프링은 롯데의 재신임을 받지는 못했으나 kt에 새 둥지를 틀고 다시 두 자릿수 승리(12승)를 달성했다.
KBO리그를 겪은 적이 없는 선수를 선발 로테이션의 앞자리 혹은 중심타선에 배치시키는 것은 모험이다. 하지만 지난해 롯데의 경우 새로 계약한 3명의 외국인 카드(조시 린드블럼, 브룩스 레일리, 짐 아두치)가 모두 대성공을 거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올해 새 외인들이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면 그 팀은 5강에 한 걸음 가까워진다. /nick@osen.co.kr
[사진] kt wiz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