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삼성)의 올 시즌 화두는 독기.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굉장히 아쉬웠던 한해였다. 생각했던 부분도 많고 한층 더 성숙해진 한 해가 된 것 같다". 김상수는 지난 시즌을 되돌아 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계속 우승하다가 못했고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좋은 유격수가 많이 나왔는데 나 스스로 너무 안일했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 부분에서 나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덧붙였다.
데뷔 첫 연봉 삭감의 아픔도 겪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연봉이 삭감됐는데 내가 잘 하면 다시 연봉도 올라간다. 올 시즌 더 잘 할 수 있는 좋은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수는 한 단계 도약을 위한 변화를 선택했다. 올해부터 방망이 무게를 900g에서 860g으로 줄였다. 프리미어 12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던 김현수(볼티모어), 민병헌, 김재호, 양의지(이상 두산) 등 동료들이 체격이 비해 가벼운 방망이를 사용하는 걸 보면서 영감을 얻었단다. "손목을 활용해 공을 때리는 스타일인데 무거운 걸 쓰다 보니 내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는 게 김상수의 말이다.
박석민과 야마이코 나바로가 떠나면서 내야진이 확 바뀌었다. 이에 김상수는 "아쉽다. 항상 수비할때 오른쪽을 보면 (박)석민이형이 있고 왼쪽을 보면 나바로가 있었는데 조금 어색할 것 같기도 하다"면서 "아쉽지만 또다른 선수가 잘 해주리라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잘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어느 만큼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대답했다.
삼성이 올해부터 홈그라운드로 사용할 대구 라이온즈 파크는 천연 잔디로 돼 있어 무릎 및 발목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김상수에게도 큰 도움이 될 듯. "예전에 모 선배가 '인조 잔디에서 뛰면 하루를 쉬어야 할 것 같다'고 말하더라. 그만큼 피로도가 높다는 뜻 아닐까. 아직까지 해본 적은 없지만 분명히 인조 잔디보다 좋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 시즌 목표에 대해 묻자 "이번 캠프부터 독기를 품어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열심히 노력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올 시즌 화두를 독기로 정했다.
해마다 3할 타율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던 그는 "늘 이야기하는건데 3할 한 번 쳐보고 싶다. 도루도 상황에 따라 뛸 수 있을때 과감하게 뛰고 싶다. 30개 이상 목표로 잡았다. 무엇보다 부상없이 뛰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다치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된다"고 말했다.
김용국 수비 코치는 "잘 아시다시피 김상수는 타고난 자질이 뛰어난 선수다. 시즌 중에 '조금 더 독해지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주 말했었는데 몇년간 지켜보니 심성이 참 착한 것 같다. 선수라면 그라운드 안에서 만큼은 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용국 코치는 "이번에 보니 김상수가 달라졌다. 수비 훈련할때보면 집중하는 게 다르다. 기대된다. 우리 팀은 김상수가 없으면 안된다. 이제 어린 나이도 아닌 만큼 책임감을 갖고 잘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what@osen.co.kr
[사진] 괌=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