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6’ 탄생시킨 주역들, “관심을 애정으로” 논란 적극 해명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6.01.22 11: 35

내달 출시를 앞둔 ‘SM6’의 탄생 주역들이 ‘극적인 반전’ 시도에 나섰다. SM6의 ‘후륜 서스펜션 논란’과 관련해 르노삼성자동차의 홍보 마케팅 핵심 인력들이 미디어 관계자들과 블로거들을 찾아 다니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해명’이라는 표현 자체도 억울할 수 있다. 진정성 있는 ‘설명’을 통해 제품에 대한 바른 이해를 구하고자 했다. 수많은 댓글들과 포털 사이트 검색어를 통해 SM6에 쏟아지는 소비자들의 관심은 이미 확인했다. 관심을 긍정적 시선으로 모아가는 일이 당면 과제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나눈 이야기를 토대로 ‘SM6’가 갖고 있는 의미와 본질에 한 발짝 더 깊이 들어가 본다.
▲“우리는 목숨 걸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관계자들이 ‘SM6’ 출시에 즈음해 입버릇처럼 달고 있는 코멘트다. SM6는 르노삼성자동차가 6번째로 내놓는 신규 라인업이다. 세단인 SM3, SM5, SM7과 SUV인 QM3, QM5가 기존 라인업이다. 작년 7월부터 유럽 시장에 ‘탈리스만’이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는 SM6는 프랑스의 르노와 우리나라의 르노삼성자동차가 공공으로 개발한 글로벌 전략차량이다.
르노삼성자동차로서는 SM6에 사운을 걸고 있다. 작년이 QM3로 ‘부활’의 불씨를 찾은 해라면 올해는 SM6로 불길을 활활 지피겠다는 각오다. 지난 13일의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는 절치부심(切齒腐心) 권토중래(捲土重來)라는 문구로 SM6에 ‘부활의 아이콘’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수십 개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거대 자동차 기업이 신규 라인업 하나를 추가하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상황이라는 게 르노삼성의 현재 심정이다.
▲“어떻게 다져놓은 SM입니까?”
‘SM6’는 ‘중형차의 새로운 기준’이 되겠다는 야망을 갖고 있다. 상당히 도전적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이 지난 수십 년간 쌓아온 중형차에 대한 ‘관념’을 바꾸겠다는 포부다. 포부가 크다 보니 모순도 안고 있다. 르노삼성이 깨뜨려야 할 관념의 대상에는 자사의 SM5도 포함 되기 때문이다.
이를 알면서도 르노삼성자동차는 신규 라인업에 SM6라는 이름을 붙였다. 유럽에서 팔리는 ‘탈리스만’을 그대로 갖고 와 ‘중형차 관념 전쟁’을 선포해도 좋을 법했는데 말이다. 이 고민에서 르노삼성은 ‘브랜드’를 택했다. 1998년 출범한 ‘SM’ 브랜드를 따르는 것이 새 이름을 부여하는 것 보다 인지도 면에서 낫다고 판단했다.
그렇다 보니 숫자로 인한 계열화 고민이 생겼다. SM6의 6은 5와 7사이에 존재하는 자연수이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이 고민을 ‘수평 계열화’로 풀려 하고 있다. SM6가 스펙이나 가격 면에서 SM5 보다 한 수 위의 존재가 아니라, 각자의 고유한 특성을 갖춘 수평 계열의 존재로 인식되기를 바랐다. SM5에 대한 특성 정의가 새로운 과제로 남기는 했지만 SM6는 ‘감성적 드라이빙’이라는 별칭을 달았다. 이 개념은 뒤따르는 ‘가격 결정’ 문제도 해결했다.
▲“유럽 가격으로 갖고 오면 미친거죠”
르노삼성은 내달 초 출시를 앞둔 차에 대해 아직 가격 결정을 못했다. 그 만큼 고민을 깊이 하고 있다는 얘기다. ‘중형차의 새로운 기준’에 대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이런 말을 하고 있다. “예전의 중형차는 상당히 고급차에 속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중형차의 가치가 내려가기 시작했다. SM6가 예전 중형차의 가치를 되살리는 일을 하겠다”고 말이다.
적어도 SM6에는 성능과 더불어 가격도 높이는 관행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중형차의 가격에 고급차의 성능을 부여함으로써 예전 같지 않은 중형차의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유럽에서 탈리스만은 3,500만원에서 5,000만 원 범위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를 두고 르노삼성 핵심 관계자는 “유럽 가격으로 갖고 오면 미친거죠”라고 말했다.
▲“비난 받아 마땅하다면 달게 받겠다”
르노삼성이 아직 출시도 안한 차를 두고 ‘해명 아닌 해명’을 하러 다니는 것은 사실 이 때문이다. “비난 받아 마땅하면 달게 받겠는데, 그렇지 않으니 억울하다”는 볼멘소리다.  SM6의 후륜에 장착 된 토션빔 서스펜션 논란을 의식한 말이다.
르노삼성은 이 논란을 일종의 ‘경쟁사 흠집내기’로 인식하고 있다. 겉만 보고 본질을 호도하려는 세력이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도 띄우고 있다. SM6의 토션빔 서스펜션은 비용 절감을 위해 싸구려 부품을 선택한 게 절대 아니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싸게 만들겠다고 50억을 투자합니까?”
르노삼성 기술진은 “SM6의 후륜 서스펜션은 그냥 토션빔이 아니라 AM링크다. 우리나라 도로 사정에 맞게 50억 원을 투입해 개발한 새로운 서스펜션이다. 관련 특허도 3개나 신청했다”고 말했다. 멀티링크는 고급차, 토션빔은 중급차라는 고정 관념을 깨 달라는 요구다. ‘AM링크’라는 신 기술로 토션빔으로도 멀티링크만큼의 효과를 낼 수 있게 됐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AM링크의 가격은 어떻게 될까? “멀티링크와 가격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가격 때문에 AM링크를 썼다면 우리가 정말 나쁜 높이다. 가격 때문이라면 50억 원씩이나 들여서 왜 개발을 했겠나. 멀티링크만큼 우수하지 않으면 한국 시장에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에 새로운 서스펜션을 개발했다”고 호소했다.
이 말은 곧바로 역 질문을 부른다. “그렇다면 그냥 멀티링크를 쓰지 왜 굳이 AM링크를 개발했습니까?” 
‘글로벌 플랫폼’이라는 속사정이 있었다. 우리나라처럼 과속 방지턱이 많지 않고 도로 환경이 좋은 유럽에서는 중형차에 굳이 멀티링크를 고집하지 않는다고 한다. 토션빔으로도 충분하다는 얘기다. SM6, 곧 탈리스만은 글로벌 전략 상품으로 개발 됐기 때문에 플랫폼 자체가 토션빔을 기반으로 짜였다. 한국 시장만을 위해 플랫폼을 바꿀 수는 없는 사정이었다. 플랫폼을 이원화 하는 것은 너무 큰 모험이다. 때문에 한국시장에 맞는 토션빔 개선 작업이 필요했고 그 결과 AM링크를 만들어 냈다는 설명이다.
이제 과연 AM링크가 멀티링크만큼의 효율을 낼 수 있을 지 확인하는 일만 남았다. 실제 차를 타 보고, 느낀 다음에 판단할 문제다.
▲“이제는 속아줄 소비자도 없지 않습니까”
르노삼성 기술진들은 ‘찾아가는 해명’ 자리에 AM링크의 핵심 부품을 아예 갖고 나왔다. 부품을 번쩍 들어 보이며 “이게 토션빔하고 같아 보입니까?”라고 억울함을 호소한다. “요즘같이 정보가 활발히 교류 되는 세상에서 누구를 속이겠습니까? 이제는 속아 줄 소비자도 없지 않습니까?”라고 말한다. /100c@osen.co.kr
[사진] 권기갑 르노삼성차 SM6 개발담당 이사가 AM링크를 들고 개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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