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LG 1차 지명, “이상훈 코치님 멘탈 꼭 닮고 싶다”
“내 장점은 공끝의 묵직함. 누구에게도 질 생각 없다”
LG 트윈스 1차 지명 신인 김대현(19)이 프로입단 첫 해를 맞이하는 각오를 전했다. 김대현은 아직 마운드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이상훈 코치의 전담지도를 받으며 비상을 준비 중이다. 공을 던지기에 앞서 완벽한 컨디션부터 만들고 시즌을 맞이하려고 한다.

김대현은 지난 20일 이천챔피언스파크에서 오후 훈련을 마친 후 “프로에 왔지만 훈련 방법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그런데 가장 큰 차이는 시설과 훈련 프로그램이다. 챔피언스파크 시설은 정말 대단하다. 하나하나 볼 때마다 감탄사가 나온다. 이런 게 바로 프로구나 싶다”고 웃었다.
김대현을 비롯한 신인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이천챔피언스파크에서 숙박 중이다. 피칭아카데미 원장 이상훈 코치가 신인투수 김대현 유재유 천원석을 전담마크하고 있는 상황. 이들 신인 셋은 LG 새로운 육성시스템의 첫 번째 주인공이다.
김대현은 이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는 소감으로 “사실 이 코치님과는 어렸을 때부터 인연이 있다. 야구를 처음 시작했던 마포 리틀야구단에서 이상훈 코치님과 마주했었다. 당시 리틀야구단 감독님의 제자가 이상훈 코치님이었다. 초등학교 3, 4학년 때인데 이상훈 코치님의 지도도 잠깐 받았었다. 아직 코치님께 이 말은 못했다. 그래도 당시부터 이 코치님의 멘탈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약 10년 전을 돌아봤다.
이어 김대현은 “이 코치님의 현역시절에는 내가 너무 어렸다. 하지만 최근에 영상도 찾아봤고, TV에서 해줄 때마다 보고 있다. 설마 했는데 나를 지도해주셔서 정말 기쁘다. 역시 투수는 멘탈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해야만 한다. 코치님이 현역시절에 강인한 멘탈을 지니셨다고 들었다. 코치님께 이런 부분을 꼭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당장 특별한 훈련이 시작된 것은 아니다. 이 코치는 선수들에게 프로에 맞는 체격과 마음가짐부터 갖출 것을 주문하고 있다. 부상 없이 일 년 한 시즌을 완주하는 투수를 만드는 게 이 코치의 궁극적인 목표다.
김대현은 “코치님이 우리를 좀 더 봐야한다고 하신다. 지금은 서로를 파악하는 시기인 것 같다. 투수로서 투구폼이나 공도 중요하지만 성격을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보시는 것 같다”며 “솔직히 빨리 공 던지고 싶은 생각도 든다. 하지만 고등학교 감독님부터 웨이트를 강조하셨다. 윤석환 감독님이 프로에 오랫동안 있으셨기 때문에 프로에 맞춰서 우리를 준비시켜주셨다. 감독님께서 ‘4월만 바라보지 마라. 그랬다가는 4월만 하고 끝날 수 있다’고 하셨다. 고등학생이었지만, 프로처럼 웨이트하고 보강훈련했다. 그러면서 몸이 확실히 좋아졌다. 여기 와서는 더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 힘이 생기고 밸런스도 더 잡히고 있다”고 밝혔다.
김대현에게 2015년 6월 29일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다. 당시 선린인터넷고에 재학 중이었던 김대현은 LG 구단으로부터 1차 지명을 받았다. 그리고 몇 시간 후 목동구장에서 황금사자기 결승전에 선발 등판, 대구 상원고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야말로 겹경사가 터진 날이었다.
김대현은 그 날을 회상하며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황금사자기 결승전을 앞두고 1차 지명 소식을 들었었다. 솔직히 그 날 우승을 해서 LG 지명은 좀 묻혔다. 어쨌든 우승도 했고, 계속 좋은 일만 생겼다. 지금까지 야구를 해오면서 가장 좋은 날이 아니었나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김대현은 “물론 LG에 지명 받는 것도 엄청 기뻤다. 가장 인기 많은 구단하면 LG 아닌가. 서울의 원조고, 서울하면 LG라는 개념이 옛날부터 박혀있었다. 솔직히 관심 받는 것도 자신 있다. 못해서 욕먹으면 욕먹는 거다. 욕먹어도 다음에 잘 해서 칭찬받으면 된다고 본다. 야구는 매일 경기를 하기 때문에 못해도 극복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당당함을 보였다.
LG는 김대현을 미래의 마무리투수로 보고 지명했다. 김현홍 스카우트 팀장은 김대현을 지명하며 “정말 하드웨어가 좋은 선수고, 발전 가능성도 높게 봤다. 최고구속 147km까지 찍었는데 프로에서 체계적으로 훈련 받으면 150km 이상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선발투수와 마무리투수 모두 가능성이 있는데, 마무리투수가 좀 더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한 바 있다.
김대현은 향후 자신의 보직을 두고 “선발투수와 마무리투수 둘 다 애착이 간다. 50대50이다. 선발은 준비할 충분한 시간이 있는 게 장점이다. 반면 마무리는 매일 나가야하니까 더 힘들 것 같다. 그래도 멋은 마무리가 더 있을 것 같다”면서 “아마추어 때 롤모델은 류현진 선배님과 오승환 선배님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이상훈 코치님을 닮고 싶다. 특히 멘탈 면에서 이상훈 코치님과 오승환 선배님처럼 강인해졌으면 좋겠다”고 단단한 정신력을 갖추길 원했다.
마지막으로 김대현은 잠실구장 마운드에 오른다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는 질문에 “나는 신인이다. 팬들이 원하는 신인투수는 패기 있고 자신감 있는 투수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잠실구장 마운드에 김대현이란 투수가 올라가면 시원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해드리고 싶다”면서 “내 장점은 공끝의 묵직함과 무게감이다. 이 부분은 누구에게도 질 생각이 없다. 타자를 이길 수 있는 공을 던진다는 자신감은 항상 갖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김동수 2군 감독은 김대현에 대해 "아직 뭐라고 판단하기는 이른 시기다. 그래도 공 던지는 거 보니까 확실히 스피드도 있고 공이 좋더라. 분명히 자질은 있다. 이야기 들어보니 운동도 성실히 하고 자기 스케쥴도 다 소화한다더라. 이런 것만 봐도 선수가 성공할지 못할지를 알 수 있다. 한 달 반 이상 시켰는데 주문한대로 다 소화해내고 있다"고 전했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