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멀티맨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
“KIA에서 챔피언 반지 만들고 싶다”
KIA 타이거즈 베테랑 내야수 김민우(37)가 궁극적인 목표를 밝혔다.

KIA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주전 키스톤 콤비가 나란히 군 입대했다. 당장 그 빈자리를 메우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는데, 결국 김민우, 최용규, 박찬호, 강한울 등이 차례로 내야를 지켰다. 특히 베테랑 김민우는 2루수, 유격수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2014시즌 보다 많은 90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 6홈런 8도루 34타점을 기록했다.
쏠쏠한 활약을 인정받으며 올 시즌 연봉 1억 2000만원(종전 9300만원)에 재계약했다. 22일 함평 기아 챌린저스 필드에서 만난 김민우는 억대 연봉 진입에 대해 “사실 38세에 역대 연봉이 돼 창피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정말 영광스럽다. 늦었지만 늦게나마 억대 연봉에 올랐다. 이제 2억을 바라보고 가야한다”라며 웃어보였다.
김민우는 다른 30대 베테랑들과 함께 착실히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몸 상태도 좋다. 그는 “올해 준비를 잘 했다. 팀 시스템이 너무 좋고, 선수들도 많이 좋아졌다. 부상 선수도 정말 많이 줄어들었다”면서 “트레이너 분들이 훈련에 대한 분위기를 많이 바꿔주신 것 같다. 선수들 모두 몸이 많이 좋아졌다. 이전과 달리 요즘은 웨이트 트레이닝에 치중하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어느덧 나이는 30대 후반에 접어들었고, 역할도 주연에서 조연으로 조금씩 바뀌고 있다. 김민우는 “아쉬움은 있다. 나이가 더 젊었을 때 깨달았으면 지금 보다 더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한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래도 지금도 행복하다. 야구 인생이 끝날 수 있는 위기까지 왔었는데, 다시 마음을 잡고 야구를 할 수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하다”라고 했다.
김기태 감독을 만난 것도 김민우에게는 큰 행운이다. 그는 “매년 주전 욕심이 없다고 말하는데, 사실이다. 지금은 남은 야구 인생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감독님을 만났다. 김기태 감독님 같은 분이 없다. 고참들을 배려해주시면서도 쫓아오지 못하면 쓰지 않는다. 실력으로 인정받으면 쓰시는데, 이런 것이 정말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김민우는 올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게 된다. 프로 선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순간이다. 김민우는 “내가 FA가 되는지 기사를 보고 알았다. 처음에 잘못 나온 줄 알았는데, 선수협회에 알아봤더니 맞다고 하더라. 그런데 20홈런을 치면 몰라도, 내가 무슨 FA인가”라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 김민우의 가장 큰 목표는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그는 “올해는 플레이오프가 제일 현실적으로 맞는 목표인 것 같다”라고 답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단연 우승이다. 김민우는 “(김)선빈이, (안)치홍이가 들어오고 밑에 애들이 경험을 쌓고 나면 3~4년 안에 우승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 현대 시절 챔피언 반지가 하나 있는데, 그 때는 대타로 한 번 나가고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팀에 제대로 포함돼 KIA에서 챔피언 반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목표는 항상 준비돼 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김민우는 “지금은 ‘어렸을 때 내가 정신 차렸으면 30-30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지금처럼 웨이트를 한다면 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며 웃은 뒤 “하지만 지금 목표는 안 다치는 것이다. 그리고 올해는 팀에 구멍이 났을 때 1번으로 찾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항상 다치지 않고 준비될 수 있는 선수가 목표다”라고 밝혔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