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택·김대륙 등 젊은 선수들 '주전 도전'
5년 동안 지켜 온 주전, 노련함이 무기
2011년 이후 롯데에서 유격수로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선 이는 문규현이다. 문규현은 2011년 좋은 공격능력과 안정적인 수비로 주전 유격수를 차지한 이후 줄곧 1군에서 자리를 지켰다. 2013년에는 신본기에게 밀려 자리를 내줬고, 2014년에는 타율 3할에 도전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지만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게 아쉬웠다.

2015년, 여전히 롯데 주전 유격수는 문규현이었다. 105경기에 나서 타율 2할4푼5리 2홈런 25타점을 기록했다. 2할 중반대의 타율로 하위타선에서 활약은 나쁘지 않았지만, 실책 11개로 2012년 13개 이후 3년 만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 2015년 리뷰
박기혁과 주전 경쟁에서 이겨내며 롯데 내야 사령관으로 올랐던 문규현이지만, 2015년에는 강력한 경쟁자들이 등장했다. 바로 오승택과 김대륙이다.
오승택은 하루에 홈런 3개를 날리는 등 빼어난 타격능력을 보여준 내야 거포 유망주다. 주 포지션도 유격수다. 김대륙은 타격은 약하지만,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수비로 백업 자리를 차지했다.
이러한 가운데 문규현은 경쟁자들 가운데 비교우위를 점하며 시즌이 끝날 때까지 마지막까지 살아 남았다. 5월 한 달동안 타율 2할9푼9리에 홈런 2개 11타점을 올리며 하위타선의 핵 역할까지 했었다. 6월이 가장 아쉬웠는데, 팀 성적 추락과 함께 문규현도 월간타율 1할4푼7리에 1타점에 그쳤다. 5월 안타 23개를 쳤던 문규현은 6월에는 고작 5개밖에 못 쳤다.
- 최고의 날
6월 17일, 우완 이상화는 다시 한 번 선발 기회를 얻었다. 4월 초 호투를 펼치며 선발진 안착을 하는 듯 했지만, 이후 부진에 빠지며 연전연패를 했다.
마침 상대는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하던 넥센, 게다가 목동이었다. 그럼에도 이상화는 6⅔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시즌 3승 째를 따냈다. 그게 이상화의 2015년 마지막 승리였다.
이상화 어깨를 가볍게 해준 건 문규현이었다. 문규현은 4-0으로 앞서가던 3회, 선두타자 유선정의 안타성 타구를 건져냈다. 투수를 스쳐 2루 베이스 쪽으로 굴러가던 타구를 잡아 빙글 돌아 1루에 정확하게 송구,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문규현이 가진 수비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장면이었다.
- 최악의 날
롯데 좌완투수 브룩스 레일리는 유독 kt에 약하다. 개막전부터 혼쭐이 나더니, 등판 할때마다 성적이 좋지 않았다.
8월 1일, 중위권 도약을 노리던 롯데는 수원 원정경기를 떠났다. 선발투수는 레일리, 1회를 무사히 넘기며 숨을 돌리나 싶었지만 2회 볼넷과 안타 2개로 1점을 먼저 내줬다. 계속된 무사 2,3루 위기에서 장성우의 타구는 문규현 바로 앞에서 바운드 됐다. 바운드 맞추는 게 까다롭기는 했지만 잡아 줬어야 할 타구, 문규현은 이를 놓치고 말았다. 문규현의 실책 이후 레일리는 완전히 무너졌고, 2회에만 7점을 내줬다. 그 날 kt는 23안타 19득점으로 창단 최다안타와 최다득점 기록을 썼다.
- 2016년 프리뷰
롯데 주전 유격수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오승택이다. 그리고 문규현이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부분은 수비다. 게다가 번트 등 작전 수행능력은 롯데에서도 손꼽히는 선수가 바로 문규현이다.
이러한 강점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 올해 만 33세, 선수로는 한창 전성기를 보낼 시기다. 롯데 역시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문규현을 20인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시켰다. 즉 2016년 롯데 전력구상에 포함되어 있는 선수다.
오승택보다 홈런을 많이 칠 수는 없지만, 대신 2011년 이후 5년 동안 주전 자리를 지켜 온 경험을 갖고 있는 문규현이다. 노련함으로 승부한다면, 올해 역시 롯데 내야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cleanupp@osen.co.kr